샤워를 시작하며 휴대전화에 있는 타이머를 켠다. 화면에 모래시계가 나타난다. 서둘러 샤워를 마친 뒤 타이머를 끈다. 6분 20초. 지난번보다 1분 정도 줄었다. 경쟁자로 등록된 동아리 멤버 중 1위. 같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기록을 자동으로 집계해 비교하는 것이다.
한국광고홍보학회와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지난달 27일 공동으로 연 ‘제5회 대학생 물 사랑 홍보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받은 한동대 ‘리빙 워터(Living Water)’팀의 물 사랑 캠페인 아이디어입니다.
혼자 물 절약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경쟁하는 게임과 소셜미디어 개념을 도입해 흥미를 돋웠습니다. 사용 기록을 수자원공사 홈페이지로 보내 연간 우수자를 수상하자는 제안도 내놓았습니다. 조깅하는 사람들의 기록을 자동 집계해 경쟁심리를 유발한다는 나이키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해 보입니다.
환경부와 상하수도협회에 따르면 샤워 시간을 줄이면 물을 절약하는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사람별로 차이가 있지만 샤워 시간을 5분에서 3분으로 줄이면 24L의 물을 아낄 수 있답니다. 15분 이상 샤워하면 욕조를 이용해 목욕하는 것보다 물 사용량이 많아집니다. 180L가량의 물을 낭비하게 된다고 하네요.
비누칠할 때 샤워기를 잠그거나, 머리를 적신 물을 세숫대야 등에 받아쓰면 더 많은 물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물을 아끼면 그만큼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수돗물을 생산하기 위해 전기, 석탄 등 에너지가 소비되기 때문입니다. 요즘 청소년 사이에 서로 욕설을 하는 ‘욕 배틀’이 인기라고 하죠. 마음과 정신을 피폐하게 하는 욕 배틀 대신 나와 지구를 살리는 ‘물 절약 배틀’을 벌여보는 건 어떨까요.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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