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재판하는 것이므로 너무 법리적인 측면만 강조하면 (판결에 대해) 승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7일 오후 1시 50분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 기결수들이 판결을 어떻게 느끼는지 알아보기 위해 찾아간 김용헌 법원장, 이광만 수석부장 등 대전지법 판사들에게 4명의 수감자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냈다. 대전교도소에는 대전 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재판 피고인, 외국인 남자 수형자, 공안 사범 수형자, 그리고 중범죄인이 수감돼 있다.
A 씨는 “재판과정에서 열심히 들어주기는 하는 것 같은데 형량을 결정할 때는 반영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B 씨는 “전과범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어 그만큼 더 열심히 살았다”며 “그런 중에 어쩌다 다시 실수를 했는데 기존의 전과 때문에 불이익을 많이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교도소를 같이 방문한 이준명 공보판사는 “기결수들의 이야기 중에는 재판부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도 적지 않지만 형사법과 재판에 대한 지식의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많다”며 “아무튼 재판과정에서 정확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지법은 사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판 당사자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기결수들과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또 4월에는 방청객을 포함한 모든 재판 참여자를 대상으로 재판진행 및 법관의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를 전국 처음으로 시작했다. 재판장의 음성과 용어의 명확성, 재판의 공정성과 신속성, 변론기회의 충분한 제공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받아 재판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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