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당선자 “취임후 법적 재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전북교육청, 남성고-중앙고 ‘자사고’ 지정

신-구 교육감 갈등 계속될듯

전북도교육청이 현 교육감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고 차기 교육감 당선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를 자율형사립고(자사고)로 지정 고시해 현 교육감과 새 당선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주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를 마치고 7일 오후 이들 두 학교를 자사고로 지정, 고시했다. 이에 따라 두 학교는 내년부터 5년간 자사고 형태로 도내에서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됐다. 모집 인원은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 각각 30학급(학년당 10학급)과 24학급(학년당 8학급)에 학급당 35명씩이다.

전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두 학교가 법적 여건을 갖추지 못한 데다 학생수급 등 지역 여건과 맞지 않는다며 자사고 지정 불가 결정을 내렸다.

김승환 교육감 당선자는 “현 교육감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자사고를 서둘러 지정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취임하면 자사고 신청 과정과 절차를 자세히 검토해 문제점이 드러나면 법적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감인수위 차상철 사무총장도 “자사고 반대는 당선자의 핵심공약 중의 하나이고, 차기 교육감이 시행해야 할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는데도 도교육청이 이를 전격 지정·고시한 것은 유감”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이 두 학교를 자사고로 지정했다 하더라도 새 교육감 취임 후 지정의 취소나 철회가 가능한지 검토하고 운영과정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자사고 지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했으며, 법적 하자도 없다”고 밝혀 자사고 지정을 둘러싼 현 교육감과 교육감 당선자 간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율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는 “군산은 남자고 3개, 익산은 남고 3개 남녀공학 1개밖에 없는 상황에서 1개 학교씩이 자율고로 지정되면 다른 학교는 2, 3류로 처지고 30년 동안 유지돼 온 평준화 틀이 깨지게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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