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간부-교장이 당선축하 돈봉투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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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장만채 전남교육감 당선자 폭로… “인사 불이익 줄 것”

교육감 당선자에게 도교육청 간부와 교장들이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돈 봉투를 건네려 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당선자(사진)는 9일 “교육감 당선 직후 도교육청 일부 간부와 몇몇 교장이 선거 사무실 등으로 찾아와 돈 봉투를 내밀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장 당선자는 “일부는 선물이라고 놔두고 가 나중에 박스를 뜯어보니 봉투가 들어 있어 당사자를 불러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부들이) 당선 축하금으로 보이는 돈 봉투를 전달하는 것을 (수십 년) 이어져 온 관행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이들이 (내게) 돈 봉투를 자연스럽게 내미는 것을 보고 교육계의 부정부패가 심각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장 당선자는 “돈 봉투를 전달하려 한 공직자는 반드시 인사상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돈 봉투를 건네려 한 간부들의 직급과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유권자들로부터 도교육청에 문제가 많고 그중 80%는 부패, 20%는 무능하다는 얘기였다”며 “취임하면 대대적인 인사쇄신을 통해 청렴하고 깨끗한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단일 후보였던 장 당선자는 국립 순천대 총장 출신으로 이번 선거에서 54.95%(45만3760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장 당선자의 발언이 알려지자 이날 전남도교육청은 발칵 뒤집혔다. 교육청 내부에서는 ‘실국장과 과장들 가운데 누구 누구가 당선자를 찾아갔다’거나 ‘당선자가 취임 전 기강을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 발언’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도교육청의 한 간부는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런 일로 간부 전체가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 7급 직원은 “당선자가 작심하고 발언한 것 같다. 취임하면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안=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동영상 = ‘인사비리’ 혐의 공정택 전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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