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모 고교생 김모 군(16)은 2008년 초 인터넷에서 미국의 한 학자가 제작한 화학반응과 관련된 동영상 강의를 접했다. 강의를 듣고 자신도 폭탄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학물 상점에서 몇 가지 화학 재료를 구입한 뒤 소량의 폭탄을 만들었다. 폭탄 제조 과정에서 A4용지 300장 분량의 자료도 모았다. 인터넷에서 누리꾼과 자료를 공유하거나 수집했다. 집 근처 야산 등지에서 소규모 폭파 실험도 했다. 김 군이 만든 폭탄은 10여 가지.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발사건, 2005년 영국 런던 지하철 테러사건 때 사용된 트리아세톤 트리페록사이드(TAPP)와 다이너마이트 성분인 니트로셀룰로오스 등도 포함돼 있다. 같은 해 12월부터 지금까지 김 군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블로그를 만든 뒤 폭탄 제조법과 질산 등 폭탄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를 판매한다는 내용을 20여 차례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김 군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를 위협하기 위해 제조한 폭탄을 학교에 들고 간 적도 있었다”며 “김 군의 폭탄 제조 능력이 뛰어나 자칫 대형 인명사고의 위험이 클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10일 김 군을 폭발성물건 파열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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