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초등생 성폭행 김수철 인격장애 증상 안보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2일 03시 00분


이웃 증언, 본인진술과 달라… 시교육청 이틀뒤 ‘사건’ 확인

초등학교 여학생을 학교에서 끌고 가 성폭행한 김수철(45)이 가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10대 청소년들을 자주 데리고 다닌 것으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김수철은 1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청소년을 데리고 자주 동네 식당에 들렀다. 김수철이 자주 갔다는 집 주변 식당의 주인은 “(김수철이) 3월부터 10대로 보이는 아가씨와 동거한 것 같다”며 “5월에 그가 ‘여자애가 임신을 했다’며 ‘아기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남자 아이도 방에 데려와 같이 살았던 적이 있는데 가출한 애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김수철이 10대를 성매수했거나 이들에게 다른 범행을 했을 개연성에 주목하고 김수철과 주변인 등을 상대로 수사 중이다.

또 경찰은 “김수철이 당초 자신이 ‘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을 받고 여성교제에 문제가 있다고 진술했던 것과 달리 주변 사람들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비교적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수철을 안다는 인근 PC방 주인은 “김 씨가 지난 주말에도 PC방을 다녀갔다”며 “보통 게임은 하지 않고 가끔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커피를 뽑아 주기도 했는데 평소 이상한 점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건 발생 이틀 후인 9일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 B 장학사는 남부교육청 C 장학사에게 7일과 8일 네 차례에 걸쳐 사건을 보고받았지만 상부로 보고하지 않았다.

시교육청의 ‘학생 사안 보고 매뉴얼’에 따르면 성폭행이나 유괴사건은 발생 즉시 학교에서 지역교육청, 시교육청, 교과부로 보고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8일 피해 초등학생의 수술 경과가 보고된 후에도 시교육청에서 사건을 아는 사람은 B 장학사뿐이었다.

B 장학사는 “밀린 업무로 보고를 잊었다”고 말했다. 결국 9일 사건을 인지한 시교육청과 교과부는 10일에야 부랴부랴 뒷북 대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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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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