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남녀 장애남편 방화살해 8개월만에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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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에 격분해 내연녀 8세 아들까지 살해

내연관계의 남녀가 장애인 남편을 죽이고 사고로 가장했다가 뒤늦게 덜미를 잡혔다. 남자는 애인이 변심하자 앙갚음하려 그 아들까지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내연녀의 남편과 아들을 잇달아 살해한 혐의(방화 살인 등)로 김모 씨(39)의 구속영장을 13일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와 이모 씨(49·여)는 2008년 10월경 노래방에서 우연히 만나 내연관계를 시작했다. 가정이 있던 이 씨는 1년 가량 뒤 김 씨에게 "뇌병변 장애를 앓는 남편이 남자 구실도 못하고 귀찮다. 남편을 죽여 달라"고 여러 차례 부탁했다.

지난해 10월 27일 이 씨는 김 씨에게 자택에 들어가는 방법 등을 자세히 알려줬고 다음날 김씨는 성북구 동소문동 이 씨 집에 찾아갔다. 김 씨는 자신을 사회복지사라고 속여 이 씨 남편 장모 씨(52)가 문을 열게 한 뒤 집으로 들어가 장 씨를 밀어 넘어뜨리고 옷걸이에 걸린 옷에 라이터로 불을 붙여 집 내부가 타면서 장 씨가 질식해 죽도록 했다. 장 씨는 단순 화재로 숨진 것으로 처리됐다.

김 씨는 장 씨 사망 이후 이 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보복을 하기 위해 8일 이 씨의 아들 장모 군(8)을 동소문동의 한 여관으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씨가 장 군을 죽이면 이 씨도 따라 죽을 것 같다는 망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남편의 살해를 김 씨와 공모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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