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반여4동 삼어초등학교에서 할머니 20여 명이 학부모 자원봉사자들로부터 한글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삼어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지역민 한글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4동 삼어초등학교(교장 최선화)는 “학부모 자원봉사자들이 ‘한글사랑방(성인 문해교육)’을 운영해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4월 27일 입학식을 연 한글사랑방에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과정에서 배울 기회를 놓친 김금순 할머니(78) 등 할머니 20여 명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한글을 가르치는 서호숙 씨(45·여) 등 교사 4명은 학부모 자원봉사자.
그동안 부산지역에는 부산교육문화센터와 부산평생교육진흥원과 사회복지기관, 시민사회단체, 야학, 대안학교 등에서 성인 문해(文解)학교를 운영해 왔다. 초등학교에서 문해학교를 연 것은 부산지역에서 처음이다.
한글사랑방 학생들은 68∼87세 할머니. 유아용 교재를 이용해 매주 화,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매일 2시간씩 6개월간 교육 후 수료식을 갖는다. 교재비와 간식비, 자원봉사자 지원경비 등 예산은 구청과 교육청 지원금으로 충당한다.
뒤늦게 한글을 깨치고 있는 할머니들은 학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어린시절 멀리 이사를 하는 통에 제대로 배우지 못했던 김 할머니는 “글 모르고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설움인지…. 늙어도 배운다는 게 너무 좋소”라며 마냥 즐거워했다. 자원봉사자 서 씨는 “딸 같은 자원봉사자를 잘 따라 주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삼어초등학교 손혜영 교사는 “한글사랑방을 찾는 할머니들의 공부 열의는 대단하다”며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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