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1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 천안함 폭침사건 조사결과에 의문을 표시하는 서한을 보낸 이후 파문이 확산된 가운데 천안함 46용사 유가족들은 15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박형준 천안함 유가족협의회 대표(38)를 포함한 유가족 3명은 이날 오후 4시 반경 참여연대를 찾아 서한 발송 실무자인 이태호 협동사무처장과 약 40분 동안 만났다. 참여연대는 방문 직후 면담 내용에 대한 보도자료를 냈다.
박 대표는 “참여연대가 의견을 제기한 명확한 이유를 듣기 위해 왔다”며 “근거 자료가 있다면 가족들에게 제공하고, 유엔 등 국내외에서 의혹 제기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또 “유족들의 깊은 상처가 빨리 아물 수 있도록 의혹 제기는 근거 자료에 기초하여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정부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적절한 국회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유족들에게 상처를 줬다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박 대표가 전했다.
박 대표는 “보고서와 관련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처장은 “12가지 항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해둔 상태인데 자료를 받으면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라이트코리아와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들은 대검찰청에 참여연대 수사를 의뢰했다. 이 단체들은 참여연대의 행위가 정부의 외교적 활동을 방해해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에 해당하는지, 군과 감사원을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한 기관으로 규정한 것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단순한 의견 표시가 아니라 고의로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면 명예훼손이나 정부의 외교활동을 방해한 혐의(공무집행방해)를 적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서한 파문 이후 처음으로 공식 논평을 내고 “비정부기구(NGO)가 유엔에 보고서를 발송하는 것은 일반적인 행위”라며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추진하는 많은 결의안들이 미국 NGO들의 반대에 직면하곤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