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원수… 죽을 죄 졌다” 고개숙인 채 납치장면 재연
10대 소녀와 3개월 함께 지내며 성매수한 혐의도 추가
“제 안에 욕망의 괴물이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의 현장 검증이 진행된 15일. 김수철은 기자들이 초등학생 A 양(8)을 성폭행한 이유를 묻자 “성욕 때문이었다”며 “술이 원수”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사건이 일어난 서울 영등포구 모 초등학교 정문에서 시작해 김수철의 단칸방에 이르기까지 납치장면을 재연했다. 사건 당일과 마찬가지로 붉은 티셔츠에 검은 7분 바지를 입은 김수철은 검증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머리에 쓴 모자의 챙을 연방 끌어내렸다. 목에는 검거 당시 자해를 했던 흔적이 있었다. 김수철은 긴장이 되는지 수갑을 찬 손을 계속 만지작거렸고 누군가 다가서면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성폭행 장면을 재연하기에 앞서 김수철은 잠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수철은 “죽을죄를 졌다. 잘못했다”며 “(피해아동) 부모님 앞에 무슨 말을 하겠나, 죽겠다”고 용서를 구했다. 당시 상황을 기억하느냐는 질문에는 여전히 “기억이 잘 안 난다”는 답을 되풀이했다. 검거 과정에서 목을 커터칼로 그으며 자해했던 김수철은 “(아이를 성폭행한 뒤) 죽으려고 수면제를 챙겨 집을 나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검거 당시 수면제가 발견됐지만 먹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확인했다.
이른 시간이라 행인들이 적었지만 일부 주민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와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이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주민 나모 씨(71·여)는 “저런 놈은 사형해야 한다”며 “어떻게 이 길을 지나는 동안 한 명도 못 봤을까”라고 말했다.
경찰은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혐의인 김수철에게 10대를 성매수한 혐의(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를 추가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전날 김수철과 동거했다는 이모 양(18)을 조사한 경찰은 이 양으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수철과 지내며 1회 2만 원씩의 돈을 받고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 합의하에 성관계를 했고 임신한 적은 없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 양은 가출한 상태에서 PC방을 전전하다 김수철을 만났으며 다른 남자들과 만남을 계속하면서 김수철의 불만을 사 집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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