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몹쓸 택시기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7일 03시 00분


만취 女승객 모텔 끌고가 성폭행
동료 운전사 2명도 연락받고 가담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시내 한 도로. 이모 씨(33)가 운전하던 영업용 택시에 여성 승객 A 씨가 탔다. 술에 취한 A 씨는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이 씨가 몰던 택시는 A 씨의 집에 가지 않고 엉뚱하게 한 모텔에 멈춰 섰다.

이 씨는 잠든 A 씨를 모텔에 끌고 들어가 성폭행했다. 그런 다음 택시에 설치된 무선 통신기기를 통해 동료 운전사들에게 “모텔에 A 씨가 자고 있으니 성폭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가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범행 현장을 빠져나왔다. 메시지를 받은 정모 씨(36) 등 2명은 문제의 모텔로 가서 A 씨를 차례로 성폭행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6일 범행을 주도한 이 씨를 준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뒤늦게 성폭행에 가담한 정 씨 등 택시운전사 2명을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주범인 이 씨는 술에 취한 A 씨가 택시를 타고 가는 것을 불안하게 여긴 A 씨의 친구가 차량번호를 적어놓은 것이 실마리가 돼 검거됐다. 정 씨 등 동료 운전사 2명은 범행이 이뤄진 모텔의 폐쇄회로(CC)TV에 얼굴이 찍혀 체포됐다. 검찰은 이들이 다른 여성 승객들을 성폭행했을 여지도 있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순천=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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