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업과 함평나비축제로 곤충사육에 비교우위가 있는 전남도가 곤충산업을 전략 육성키로 하고 대응에 나섰다. 전남도는 최근 곤충 사육 농가, 교수 등 16명을 초청해 곤충산업 육성 방향 및 중장기 투자 계획을 논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논의는 정부가 올 2월 제정한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9월 발표하는 곤충산업 육성 종합계획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서다.
전남도 내 곤충 사육 농가는 64곳으로 전국 농가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사육 농민들은 “전남에서 생산되는 나비,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10여 종은 전국 생산량의 5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도내 곤충 사육 농가들의 높은 경쟁력 확보에는 함평나비축제의 성공 개최나 친환경농업 활성화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곤충 사육 농가 대부분은 부업농으로 시설이 영세하고 판매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1년째 곤충을 키우고 있는 최문채 씨(53·함평군 월야면)는 “곤충 사육 농가가 크게 늘었지만 곤충 소비가 한정돼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곤충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 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곤충 사육 농가의 어려움을 돕고 곤충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내년부터 5년 동안 80곳의 곤충 생산시설을 신축하거나 기존 시설을 개·보수하고 생산체험종합시설 12곳을 조성키로 했다. 전남도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곤충생산체험단지를 만들고 곤충 사육 농가들도 협의체를 구성키로 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남도는 곤충산업이 친환경농업 이미지를 부각할 뿐만 아니라 사료나 신약 원료 등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 있는 미래산업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연수 전남대 식물생명공학부 교수는 “자치단체들이 곤충산업 육성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자치단체들의 중복 투자를 막고 농가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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