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부산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음악반란’이 일어났다. 한국이 낳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 독주회가 지난달 30일 오후 동구 범일동 시민회관에서 열렸다. 29일 오후에는 부산롯데호텔에서 강동완 대한웰니스병원장(52)이 오 씨에게 5년간 1억 원 지원을 약속하는 협약식이 개최됐다.
이날 한국예술비평가협회는 오 씨에게 올해의 글로벌아티스트 대상을 줬다. 서울에서 내려온 탁계석 협회장은 오 씨에 대해 “천부적 음악재능과 강한 집념을 가진 한국의 자랑스러운 아티스트로 자립형 예술가의 비전”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오 씨를 세계에 우뚝 서는 ‘스타’로 만들기 위한 국가적 지원이 아쉽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경남 진주 출신인 오 씨는 14세 때 미국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 오디션’에서 경쟁자 300여 명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천재’ 반열에 올랐다. 2006년 뉴욕 카네기홀 데뷔무대에서는 ‘진정한 거장, 열정적인 연주자’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런 명성은 지난달 30일 연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주옥같은 7곡 연주가 끝나자 음악인들과 시민, 학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앙코르 연주만 20여 분간 계속됐다.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여성 관객도 있었다. 바이올린 전공 학생들은 “완벽 그 자체였다”며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그러나 이날 오 씨 연주를 전후해 부산시가 보여준 문화행정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부산문화의 힘’을 지원하기 위한 관련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 씨에 대한 예우라면 29일 허남식 부산시장이 보낸 축전이 전부였다. 그 흔한 꽃다발 하나 보내지 않았다. 연주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인프라와 하드웨어만 있으면 뭐하느냐”며 “부산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문화 열의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부산시 관계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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