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진보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시교육청 내부가 연일 시끄럽다. 정권교체기에나 볼 수 있을 법한 ‘뉴스’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취임 이틀 전엔 곽 교육감이 본보 인터뷰를 통해 “교육청 관계자 6명이 집에 샴페인과 갈비, 화분 등을 들고 찾아왔다”고 밝혀 소동이 벌어졌다. 1일 취임식에서는 한울중 3학년 문서희 양이 “일제고사를 없애주세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문 양을 취임식의 ‘학생 대표’로 추천한 사람은 전교조 서울지부 상근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곽 교육감이 공식 업무를 시작한 2일엔 류영국 교육정책국장의 명예퇴직이 ‘새로운 각도’에서 화제가 됐다. 모 석간신문이 ‘교육청 내 핵심부서의 A 국장이 이념 노선이 다른 새 교육감과의 정책적 충돌을 우려해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구정고 교장으로 재임하던 류 국장은 지난해 초 공정택 교육감이 비리문제로 중도하차한 뒤 김경회 부교육감에 의해 발탁됐다. 시교육청 중등장학과장, 강남교육청 교육장, 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책실장을 거쳐 교육청 내에서는 ‘정책 일인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감 공백 사태를 메워가면서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은 류 국장밖에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공정택 라인’이라는 꼬리표도 달았다.
류 국장은 이날 “핵심 부서인 만큼 새 교육감이 오면 새 사람이 편할 거라는 생각은 있다. 내가 그대로 있으면 아무래도 불편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정책적 충돌을 우려해 명퇴를 신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그만둔다고 하면 갈등 이야기가 나올까봐 지난달 18일 명퇴를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류 국장 정년은 2014년 2월까지인데 교장 두 번에 국장까지 거쳐 더는 (다른 자리를) 기대하기 어렵고 학계로 가려는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곽 교육감의 취임준비위에서 ‘좌장’ 역할을 한 유인종 전 교육감과의 갈등을 꼽기도 했다. 시교육청의 또 다른 관계자는 “류 국장은 유 전 교육감에 의해 빠르게 성장한 인물이니 (살아)남을 수도 있을 텐데 얼마 전 두 사람이 틀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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