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독과점 깨려면 종편채널, 지상파 사이 배치”
“보편적 시청권 확보 위해 신규 PP 의무 전송 필요”
“미디어 융합 시대를 맞아 지상파 방송의 경영 다각화에 제한을 두지 않듯이 경쟁력 있는 신문사업자에 대해서도 사업다각화의 기회를 줘야 한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열린 ‘방송콘텐츠산업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 채널 정책 방안 제1차 토론회’에서 정부가 하반기 선정할 예정인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채널의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종합편성·보도전문채널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도입 필요성과 바람직한 사업 모델’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신규사업자의 진입 규제 완화, 교차소유 허용 등을 통해 미디어기업의 복합화를 추진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고, 신규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 복지를 증진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상파 채널 사이에 종편 채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상파는 독과점 구조에 따라 시청자가 직접 6, 7, 9, 11번 채널로 찾아가는 브랜드로 성장했기 때문에 유료매체환경에서까지 채널 기득권을 유지해 줄 필요는 없다”며 “정부는 종편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지상파 채널 사이에 종편 채널을 배치하는 지원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종편사업자는 단일 PP가 아닌 여러 채널을 거느린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가 되어 여러 개의 니치 시장을 개척해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상규 호서대 뉴미디어학과 교수는 ‘종편·보도 PP 선정 이슈와 정책 방안’이라는 발제를 통해 “보편적 시청권을 확보하고 초기 사업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신규 PP를 의무전송할 필요가 있는데 그 기간을 3년으로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며 “의무전송기간에 지상파에 가까운 채널 번호를 부여하고 이후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PP들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종편 선정 방식에 대해 “계량화를 통한 정량평가는 심사의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지만 계량평가의 부작용(미래 예측의 한계로 인한 진입장벽 제공, 평가자의 견해가 조직적으로 반영돼 사업자의 결정권 침해 등)도 고려하여 합당한 평가 항목 개발, 항목의 배점 결정 등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변 교수는 “2008년 기준 지상파 4개 채널(KBS2, MBC, SBS, EBS)의 평균 시청점유율은 47.3%로 케이블방송 시청점유율인 15.6%의 3배 수준”이라며 “종편 PP가 등장하면 독과점을 누려온 지상파들의 강도 높은 경쟁을 유발해 방송산업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여론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황선옥 소비자시민모임 이사는 “종편의 도입 목적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인 만큼 종편은 소비자의 정보 획득, 지상파 중심 시청점유율 분산, 프로그램 다양화 등을 지향해야 한다”며 “신규 PP가 지상파를 견제하고 글로벌 방송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채널 위치를 배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신동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1980년 군사독재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지상파 3사 체제는 강력한 법적 보호를 받는 독과점 형태가 됐다. 독재는 무너졌지만 그 제도는 그대로여서 지상파 3사가 현재도 독과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지상파 3사는 여러 장르 가운데 뉴스와 드라마에서만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라며 “신규 종편 PP는 뉴스와 드라마에서 지상파와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인기 장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종편 PP 선정 기준 가운데 글로벌화에 대한 부분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며 “단순히 해외 프로그램을 사들이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광고수입 위주로는 PP의 수익성을 보장하기 힘든 만큼 수신료를 올려 유료방송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병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종편 PP 선정 시 공익성을 중요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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