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뉴스데이트] 베이비붐 세대라면 이모작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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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7월 7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전후 태어난 세대를 일컬어 베이비부머,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죠.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5년부터 196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인구집단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합니다.

(구가인 앵커) 700만 명이 넘는 거대 인구집단인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부터 은퇴를 시작하게 됐는데요. 전직 언론인이었던 가천의대 송양민 교수는 국내 최초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를 분석한 책을 내놓았습니다. 송 교수를 만났습니다.

***
전쟁 후 폐허 속, 모두가 어려운 시절 태어났습니다.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2부제, 3부제 수업을 하고, 쌀이 부족해 혼식을 해야 했습니다.

일 부는 소를 판 부모덕에 대학에 갔지만, 학교 대신 공장에 취직하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독재타도와 민주화를 외치며 20대를 보냈고, 30대에는 넥타이부대로 거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쉽게 취업은 했지만, IMF 외환위기로 구조 조정의 쓴 맛을 보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송양민 / 가천의대 보건대학원장
"베이비붐 세대가 태어나던 1955년에 대한민국 1인당 국민소득은 65달러였습니다. 지금은 2만 달러가 됐고요. 당시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대수가 100여대였는데 지금은 1500만 대가 됐습니다. 흰 쌀밥을 먹는 게 어릴 때는 꿈이었습니다. 대학에서는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쟁취하는 게 꿈이었고, 사회에 진출한 후에는 가족과 함께 잘살아보자, 돈을 추구하는..."

전체 인구의 15% 가까이 되는 거대 인구집단. 2010년 현재, 현직 국회의원의 1/3, 고위공무원의 90%가 베이비붐 세대입니다.

이미 학계와 문화예술계에 거대한 집단이 포진한 것은 물론, 대기업의 전문경영인들도 점차 베이비부머로 메워지고 있습니다.

하 지만 앞서 경제개발을 주도했던 선배 세대나 뒤이은 386세대에 비해 집단으로서 잘 드러나진 않았습니다.

(인터뷰)
" 어느 유명한 사회학자가 쓴 글을 보고 깜짝 놀랐는데요. 베이비붐 세대는 반공이데올로기에 순응한 세대이며, 386세대 또는 경제개발세대에 비해, 묻혀 아무 특징을 안 보인다고 쓰셨더라고요. 제가 생각해보니까, 저희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을 뿐이지, 업적은 대단히 많았다. 그게 경제 발전 지표로 나타나고, 문화 사회적 역량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59년 1월 생으로 개띠, 돼지띠들과 학교를 다녔다는 송양민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로서 아쉬움에 본격적인 한국 베이비붐 세대 분석서를 쓰게 됐습니다.

1년 동안 다양한 통계 자료 분석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했습니다.

그는 올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한국사회에 점진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터뷰) 송양민
"서양은 고용이 어느 정도 안정돼 있고, 사회보장 제도가 잘 돼 있기 때문에 베이비부머가 퇴직을 해도 사회적 이슈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사회보장도 안돼 있을뿐더러 고용보장도 안된 분들이 앞으로 10년에 걸쳐서... 준비 덜 된 은퇴자가 늘 텐데 이분들을 위한 사회복지 지출이 늘게 됩니다. 지금 예산의 20%입니다만, 앞으로 40~50%가 사회복지비로 지출됩니다."

그러나 미래 유망산업으로 실버산업을 꼽는 일반적인 전망과 달리 한국에서 실버산업이 번성하려면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인터뷰)
"모든 소비제품의 수요는, 수요자의 소득에 영향을 받습니다. 우리나라 소득은 2~3% 증가하고 있지만 노인은 열악한 환경에 있습니다. 현재 65세 노인이 500만 명 있는데요. 일본은 2000만 명 있습니다. 500만 명을 대상으로 시장을 만들기엔 작고, 시장의 소비자인 노인들의 경제력이 낮습니다."

송 교수는 앞으로 20~30년 동안, 인구고령화가 심화되고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갈등이 높아질 것을 우려합니다.

특히 기대 수명이 늘었지만, 베이비붐 세대는 그에 걸맞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베이비붐 세대 평균 자산보유액이 3억4000만원 정도 되는데 주의할 것은 이 중 부동산이 2억5000만원 정도입니다. 부동산을 팔지 않으면 노후 자금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금 50세 쯤 은퇴하셔서 연금이나 개인저축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만,. 실제 은퇴생활이 40~50년 될 거다. 과거 오래 사는 건 축복이었지만 이젠 리스크다."

2년 전 25년간 몸담았던 언론사를 그만 둔 송 교수는 이후, 대학교수로서 인생 2모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이제 은퇴를 앞두고 제 2의 인생을 준비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 은퇴 한 후 30년을 8만 시간이라고 봅니다. 저희가 초등학교 입학해서, 대학 졸업까지 공부한 시간을 6만 시간이라고 하는데 그 8만 시간을 어떻게 쓸지 고민해야지 않을까."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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