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오전 1시경 서울 광진구 화양동 주택가 골목. 밤늦은 시간 어스름한 주택가를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조모 씨(26)의 눈에 총총히 집으로 돌아가는 김모 씨(24·여)가 들어왔다. 가냘픈 몸매의 김 씨 정도라면 혼자서도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김 씨 뒤를 몰래 밟아 집 위치를 알아낸 조 씨는 근처 PC방에서 김 씨가 잠들길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오전 4시 반경 김 씨 집 화장실 창문을 뜯고 침입했다. 집을 뒤지다 실수로 누워 자고 있던 누군가를 밟았다. 김 씨의 둘째 언니(27)였다. 김 씨 혼자 사는 집인 줄 알았던 조 씨는 당황한 나머지 소리를 지르는 둘째 언니 머리 위로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조용히 해, 움직이지 마”라고 협박했다. 하지만 둘째 언니의 비명에 잠이 깬 막내 김 씨와 첫째 언니(29)의 협공으로 ‘도둑’은 수세에 몰렸다.
“그냥 갈 테니 제발 조용히만 해주세요.” 세 자매의 ‘반격’에 놀란 조 씨는 사정하면서 김 씨 자매 집을 빠져나왔다. 세 자매는 놀란 마음을 추스르고 아침에 경찰에 신고했고, 조 씨는 창문에 남은 지문이 빌미가 돼 6일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조 씨는 경찰에서 “세 자매가 합세해 머리채와 옷을 잡아당기는데, 그만 힘에서 밀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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