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새만금 메울 토사 5억m³ 어떻게 운반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3일 03시 00분


1) 방조제 외부서 펌프로?
2) 경포천∼만경강 수로로?
3) 방조제 일부 헐어 배로?

국토부 “9월 공개토론 결정”

새만금 내부를 메우는 데 필요한 토사를 어떻게 운반할 것인가.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새만금 내부는 현재 일부 땅이 드러난 육지 인접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 물이 찬 호수 상태. 새만금에 산업단지와 도시, 농경지를 만들기 위해 내부를 메우려면 총 6억 m³의 매립토가 필요하고 이 가운데 5억 m³는 방조제 바깥 바다에서 흙과 모래를 파내 운송해야 한다. 5억 m³는 15t 화물차 5000만 대 분량. 서울 남산을 10개나 만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운반 방법에 따라 비용도 최소 3조 원에서 최대 8조 원까지 큰 차이가 난다.

국토해양부는 수자원공사에 매립토 조달 방안 용역을 의뢰했고 이 보고서를 토대로 세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매립토는 어장 피해와 어업 피해 보상액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군산·장항 수역보다는 모래 함유량이 많은 방조제 바깥해역(10km)에서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토부는 매립토를 방조제 외측에서 대형관로를 설치해 펌프로 보내거나(펌핑), 군산 경포천∼만경강을 잇는 수로로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하나는 방조제 일부를 헐어 배로 운반하는 방안이다. 펌핑(8조7000억 원)이나 경포천 수로를 이용(5조4000억 원)한 운반은 비용이 많이 들고 통선문은 비용이 가장 적게 들지만(3조3000억 원) 전북도민의 정서에 맞지 않아 고심하고 있다. 통선문은 매립토 운송을 위해 새만금 4호 방조제 일부를 헐어내고 하루 27회씩 골재운반선이 다닐 수 있는 통로(폭 29m, 길이 163m)를 내는 것이다.

그러나 갖은 난관 끝에 준공한 방조제를 몇 달 만에 일부라도 허물게 되면 이를 ‘새만금 사업의 후퇴’로 바라보는 전북도민의 정서 때문에 채택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통선문은 해수 유통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전북도에도 부담스럽다.

환경단체는 2001년과 2003년 해수 유통을 주장하며 새만금 방조제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해 법원이 두 차례나 방조제 공사를 중단토록 했다.

김완주 전북지사는 “경제성만 따지면 통선문을 설치하는 게 낫지만 이 경우 해수 유통이 불가피하고 내부 매립비용이 크게 늘어난다”며 반대 방침을 밝혔다.

군산상공회의소와 (사)범전북국책사업추진협의회, 새만금 주변 섬지역 이장단은 “해수가 유통되면 환경 논란이 재연돼 사업이 늦어지고 내부 토지 조성 단가가 올라가 산업단지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며 12일부터 군산시내에서 통선문 설치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제성이 있는 경포천 수로를 이용하는 방안과 통선문을 활용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정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 “9월경 전문가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한 후 최종 결정권을 쥔 새만금위원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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