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공립 특수목적고인 장유면 율하리 김해외국어고(교장 박중식)에 대한 예산지원 축소를 검토하면서 지역 시민단체와 학부모 의견이 크게 나뉘고 있다. 2006년 3월 개교한 김해외고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이 학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3개과가 있다. 학년당 학생 수는 145명 안팎이다. ○ “특혜성 지원 재검토”
민주당 소속인 김맹곤 김해시장은 6·2지방선거 당시 “김해외고에 대한 특혜성 재정 지원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취임 뒤에도 “특정학교에 과도한 지원을 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다”며 “전체 학생 중 김해 출신이 20%에 불과해 지역 학부모 사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있는 만큼 지원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말했다.
김해시가 지역 내 107개 초중고교에 연간 지원하는 예산 70억 원 가운데 10억 원 안팎이 김해외고 몫이다. 시가 올해 김해외고에 지원할 예산은 교장 직무성과급 및 교원 특별연구비 5억6400만 원과 지난해 신종 인플루엔자로 연기된 신입생 해외연수비 8억1500만 원, 원어민 교사 지원비 등 14억9800만 원이다. 시는 이 학교 개교 당시 용지 매입비 52억 원을 포함해 지난 5년간 모두 101억 원을 지원했다.
김해시 장용일 도서관정책과장은 “시 내부 방침이 확정되지 않아 도교육청, 학교 측과 협의를 시작하지 못했다”며 “다른 지역 사례를 참고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 뒤 지원 축소 여부와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찬반 논란 가열
참교육학부모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김해교육연대’는 “김해외고 특혜지원은 지역 내 다른 학생과 학부모들에 대한 소외와 차별을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시장이 지원 중단 의지를 밝힌 만큼 이제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국어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라고 요구해왔다.
반면 김해외고 운영위원장을 지낸 김해교육문화연구센터 류동철 원장(68)은 “학력을 선도할 학교가 없는 김해에서 인구 증가와 우수학생 유출 방지를 위해 김해외고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도교육청과 김해시가 맺은 약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해외고 석복환 행정실장은 “김해시가 지원을 끊는다면 재원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 걱정 속에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2005년 10월 당시 교육감으로서 김해시와 외국어고 운영 관련 약정을 체결했던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은 “계속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약정서 효력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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