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가운데 일왕(日王)으로부터 가장 많은 ‘은사금(恩賜金)’을 받은 사람은 누구일까. 일제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공로가 있는 친일파들에게 귀족 작위를 수여하고 ‘격려금’인 은사금을 줬다. 친일파라고 하면 이완용을 떠올리지만 조선 귀족 중 가장 많은 은사금을 받은 사람은 당시 궁내부 대신이던 이재면으로 나타났다. 고종의 친형인 그가 받은 돈은 83만 엔으로 현재의 가치로 따지면 166억 원에 이른다.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일제가 한일강제합병 이후 공로가 있는 조선 귀족들에게 각각 수만 엔씩의 하사금을 내렸으며 주요 친일파 16명에게 내린 돈이 지금 가치로 따졌을 때 500억 원이 넘는다고 14일 밝혔다. 위원회는 당시 1엔을 2만 원으로 환산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고종의 친형인 이재면이 가장 많은 은사금을 받은 것은 그가 대한제국 황족이자 한일강제합병에 참여한 때문”이라며 “황족들은 대부분 조선인 중 가장 높은 ‘공(公)’이나 후작 작위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순종의 장인이던 후작 윤택영도 50만4000엔(100억8000만 원)의 거금을 받았다. 조선귀족회 회장이었던 박영효는 28만 엔(56억 원)을 받았다.
대표적 친일파인 이완용은 백작 신분으로 15만 엔(30억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백작이라도 ‘성과’가 덜했던 이지용은 10만 엔(20억 원)이 지급됐다. 귀족 직위 중 가장 낮았던 남작의 경우 평균적으로 2만5000엔(5억 원) 정도를 받았다. 귀족은 아니지만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합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이용구도 10만 엔(20억 원)의 거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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