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대구 남구 대명동)과 인접한 건물에 새로운 약국이 문을 열기로 해 인근의 기존 약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학교법인 영남학원 측이 이 병원에서 직선거리로 100∼200m 떨어진 4층짜리 건물의 1층에 약국을 개설해줄 것을 요청해 최근 허가를 했다. 남구보건소는 약국이 들어설 건물과 병원 용지가 나무로 된 담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용통로만 개설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근 약국들은 영남학원 측이 문제의 건물 소유주인 약사로부터 헐값에 건물을 매입한 뒤 다시 이 약사에게 임대료를 비싸게 받는 조건으로 약국을 개설토록 해줘 담합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학당약국’ 주인 이한길 씨(52·약사)는 “양측이 담합하지 않으면 어떻게 의료기관 용지에 약국이 들어설 수 있겠느냐”며 “의약 분업의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약국들은 “이 건물에 약국이 들어서면 영남대병원의 외래환자(하루 1300∼1500명) 중 절반 이상이 이 약국을 이용할 것”이라며 법원에 개설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 약국들은 병원에서 제법 떨어진 정문 주변에 위치해 상당수 환자들이 승용차를 타고 와 이용하고 있다.
문제의 건물은 5년 전에 한 약사가 지어 약국을 열려고 했지만 영남대병원 측이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며 나무 담을 세웠고 최근까지 임대도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왔다. 영남학원 측은 3개월 전 임대사업을 위해 이 건물을 매입했지만 병원에 인접해 있을 뿐 엄밀히 말해 병원 담장 바깥이라고 주장한다.
영남학원 관계자는 “이 건물이 5년째 방치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으며 수익사업을 위해 적정한 가격에 매입했다”면서 “또 해당 약사와 담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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