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영남대병원 옆 건물 약국개설 담합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5일 03시 00분


남구보건소 최근 허가
“의료용지에 약국이라니”
인근 약국들 강력 반발

영남대병원(대구 남구 대명동)과 인접한 건물에 새로운 약국이 문을 열기로 해 인근의 기존 약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4일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학교법인 영남학원 측이 이 병원에서 직선거리로 100∼200m 떨어진 4층짜리 건물의 1층에 약국을 개설해줄 것을 요청해 최근 허가를 했다. 남구보건소는 약국이 들어설 건물과 병원 용지가 나무로 된 담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 전용통로만 개설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근 약국들은 영남학원 측이 문제의 건물 소유주인 약사로부터 헐값에 건물을 매입한 뒤 다시 이 약사에게 임대료를 비싸게 받는 조건으로 약국을 개설토록 해줘 담합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학당약국’ 주인 이한길 씨(52·약사)는 “양측이 담합하지 않으면 어떻게 의료기관 용지에 약국이 들어설 수 있겠느냐”며 “의약 분업의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약국들은 “이 건물에 약국이 들어서면 영남대병원의 외래환자(하루 1300∼1500명) 중 절반 이상이 이 약국을 이용할 것”이라며 법원에 개설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이 약국들은 병원에서 제법 떨어진 정문 주변에 위치해 상당수 환자들이 승용차를 타고 와 이용하고 있다.

문제의 건물은 5년 전에 한 약사가 지어 약국을 열려고 했지만 영남대병원 측이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며 나무 담을 세웠고 최근까지 임대도 되지 않은 채 방치돼 왔다. 영남학원 측은 3개월 전 임대사업을 위해 이 건물을 매입했지만 병원에 인접해 있을 뿐 엄밀히 말해 병원 담장 바깥이라고 주장한다.

영남학원 관계자는 “이 건물이 5년째 방치되면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으며 수익사업을 위해 적정한 가격에 매입했다”면서 “또 해당 약사와 담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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