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제자 폭행 동영상 파문… 학부모들 파면 요구
학교측은 감추기에만 급급… 교육청 뒤늦게 진상조사
뺨 때리고… 쓰러뜨리고… 걷어차고…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가 15일 공개한 ‘폭력 교사’ 동영상. 서울 동작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4분 34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이 학교 교사 오모 씨가 한 학생의 뺨을 세게 때리고 바닥에 쓰러뜨린 뒤 발로 걷어차는 장면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자료 제공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구타하는 동영상을 이 학교 학부모들이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은 “해당 교사가 최근 6개월간 감정적으로 학생들을 상습 폭행해 왔다”며 “이 교사를 교단에서 추방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평학)’ 회원과 서울 동작구 A초등학교 학부모들은 15일 이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6학년 담임교사 오 모 씨를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오모 교사는 아이들의 머리를 벽에 찧거나 발로 걷어차는 등 말로 하기 민망할 정도의 반인권적 폭력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 학부모는 기자회견에서 “아들이 혈우병을 앓고 있어 작은 상처가 나면 매우 위험한데도 오 교사는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아들을 심하게 때려 왔다”고 말했다.
이날 이 단체가 언론에 공개한 동영상은 한 학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것이다. 약 4분 34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오 교사가 학생을 심하게 때리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과제물을 검사하는 듯한 모습의 오 교사는 한 학생에게 무엇인가를 물어본 뒤 학생의 대답을 듣다가 갑자기 말을 끊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러니까 네가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며 아이의 뺨을 세게 때렸다. 뺨을 맞은 충격으로 아이는 칠판에 몸을 세게 부딪쳤다. 중심을 제대로 못 잡고 비틀거리는 학생을 다시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발로 옆구리를 걷어차며 욕설까지 했다. 이어 아이의 가슴팍을 세게 밀쳐 벽으로 밀어붙이고, 어깨를 붙잡아 거세게 흔들면서 계속 아이를 추궁하는 모습이었다. “저 ×이 잘못을 모면하려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한다니까”, “너 이 ××야, 네가 그렇게 나쁜 짓을 했어도, 내가 너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어”라고 윽박질렀다. 학부모들은 “일기를 쓰지 않은 아이들을 체육기구 보관실에 4시간 동안 가두고, 쉬는 시간마다 찾아와 약을 올리기도 했다고 아이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평학 측은 “이런 교사를 학교에 남겨둔다면 학교는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오 교사를 조만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해당 학교 측은 오 교사의 학생 구타 문제를 감추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 공개 이후 폭행 사실에 대한 진위와 해명을 들으려는 취재진에 학교 측은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평학과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가 ‘(폭행 사실에 대해) 자꾸 문제를 제기하면 아이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폭행 내용이 알려진 후에도 일부 학부모를 학교로 부르려고 시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동작교육청은 초등교육과 장학사 1명과 감사계 직원 1명을 이 학교로 보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교육청은 “조사와 징계 절차가 끝날 때까지 오 교사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학교장에게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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