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초등생 성폭행범 19일만에 붙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6일 03시 00분


경찰 체세포 확보뒤 돌려보내
자해뒤 제주도주… 병원서 검거

지난달 26일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초등생을 성폭행하고 달아난 피의자 양모 씨(25)가 15일 경찰에 검거됐다. 사건 발생 19일 만이다.

양 씨는 경찰이 폐쇄회로(CC)TV에 찍힌 모습을 공개수배했던 인물과 동일 인물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10시 10분경 제주 제주시 일도동의 H 병원에서 피의자 양 씨를 붙잡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양 씨가 서울에서 왼쪽 동맥을 흉기로 자해한 뒤 부모와 함께 제주도로 내려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제주지방청과 공조해 양 씨를 검거했다.

앞서 경찰은 사건 당시 현장에서 찍혔던 CCTV와 휴대전화 위치추적 등을 이용해 14일 양 씨의 신병을 확보해 양 씨의 구강상피세포를 채취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유전자 분석을 의뢰해 범행 현장에 남겨진 체모와 일치한다는 것을 15일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절도전과 1범의 양 씨는 경찰에 소재가 파악되자 검거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신의 왼쪽 손목을 그어 자해를 시도했고 이 소식을 들은 양 씨의 부모는 15일 낮 12시 반 비행기를 타고 양 씨와 함께 고향인 제주로 왔다. 경찰은 양 씨가 비행기를 탄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날 오후 팔에 붕대를 감고 휠체어를 타고 있는 모습이 제주공항 CCTV에 잡힌 것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양 씨가 자해를 하는 바람에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16일 오전 수술 경과를 보고 범행 경위 등을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제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을 한 상태이며, 서울에서 웨이터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양 씨는 친구 2명과 함께 동네 골목에서 놀던 베트남 출신 A 양(7)에게 “집에 가서 함께 놀자”며 유인한 뒤 A 양 집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는 A 양이 격렬하게 저항하자 집에 있던 금반지와 현금 등을 들고 바로 도주했다. 당시 A 양은 큰 상처 없이 병원 치료를 받고 27일 퇴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만인 지난달 28일 이 사건을 공개 수배로 전환하고 양 씨의 행방을 찾았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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