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이 헷갈리면서 상대편을 도와주고 싶어지네요.(하하) 평소 여야가 이렇게 대화한다면 정쟁이 없어지겠는데요.”
역지사지 토론회를 마친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입장을 바꿔 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전 의원은 역지사지해 봤다고 해서 ‘4대강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는 신념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했다. 4대강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나니 오히려 4대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옳다는 확고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그러나 전 의원은 “상대의 논거를 이해하고 나니 우리의 논거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며 “4대강 반대 논리가 정교해지면서 앞으로 정치적 공세 차원이 아니라 논리적 반박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입장을 가슴으로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역지사지 토론의 소득으로 꼽았다. 전 의원은 “그동안 서로 주장을 충분히 따져 보지 않은 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며 “역지사지 토론을 하다 보니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는 등 그악스러운 싸움이 종종 일어났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의 진원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역지사지의 경험을 통해 변화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까.
전 의원은 “갈등이 빚어지더라도 정당은 국민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해 정책대결을 펼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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