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공존을 향해/1부]<2>‘비판→옹호’ 민주 전현희 의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1일 03시 00분


서로 목청만 높이다가
논리적 대화 해보니 신선

“찬반이 헷갈리면서 상대편을 도와주고 싶어지네요.(하하) 평소 여야가 이렇게 대화한다면 정쟁이 없어지겠는데요.”

역지사지 토론회를 마친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입장을 바꿔 본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았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전 의원은 역지사지해 봤다고 해서 ‘4대강 사업은 중단돼야 한다’는 신념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했다. 4대강을 심층적으로 공부하고 나니 오히려 4대강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민주당의 주장이 옳다는 확고한 결론에 이르렀다고.

그러나 전 의원은 “상대의 논거를 이해하고 나니 우리의 논거에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다”며 “4대강 반대 논리가 정교해지면서 앞으로 정치적 공세 차원이 아니라 논리적 반박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상대방의 입장을 가슴으로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역지사지 토론의 소득으로 꼽았다. 전 의원은 “그동안 서로 주장을 충분히 따져 보지 않은 채 정치적 의도가 있는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며 “역지사지 토론을 하다 보니 논리적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회는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는 등 그악스러운 싸움이 종종 일어났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야 할 국회가 오히려 갈등의 진원 역할을 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역지사지의 경험을 통해 변화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까.

전 의원은 “갈등이 빚어지더라도 정당은 국민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해 정책대결을 펼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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