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동서남북/광주시-시의회 20일만에 파경 치닫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윤봉근 광주시의회 의장이 “시장이 굵직한 현안 사업을 충분한 사전검토와 의견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이고 임기응변식으로 발표해 아쉬운 감이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 광주시 간부들이 “시장의 노력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유감을 표시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윤 의장이 20일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거론한 현안은 상무소각장, 도시철도 2호선, 광주공항 국제선 이전, 야구장 건설,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건립, 관광레저타운 조성, 어등산관광단지 조성, 도청별관 보존 등이다. 시의회는 의회가 당연히 할 수 있는 지적이라는 입장이고, 집행부 측은 대부분 전임 시장 때 시행됐거나 결정된 사안에 대해 강운태 시장이 수습 차원에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광주시 간부들은 시의장 발언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지역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윤 의장의 발언은 뜻밖”이라며 유감과 실망을 표시했다.

시의원들은 21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시의장이 소통과 정당성 확보를 통한 정책수립을 권유한 것인데도 시 간부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문제 삼은 것은 시의회를 무시한 행위”라며 △시민과 시의회에 대한 시장의 공식사과 △책임자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시중에서는 시 간부들의 대응이 ‘구시대적 과잉충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을 시의원들의 표현대로 “민주주의의 기본이 무시당하고, 지방자치의 근간이 훼손되는 사건”으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만한 일에 시장 사과를 요구하고, 대책위까지 꾸려야 하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한 시민은 “어떤 이유이건 ‘20일 만의 파경(破鏡)’은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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