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빚더미 인천시’ 건설사업 보류 잇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인천시가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주경기장 신축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한 데 이어 시민 편의시설 등 당초 예정된 다른 건설사업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가 안상수 전 시장 재임 시 신축 방안을 밝힌 사업들에 대해 시기적 타당성, 사업비 미확보 등을 이유로 아시아경기대회 이후로 착공을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우선 도심 4곳에 분산된 예비군훈련장을 한 곳으로 통합하는 ‘향토지킴이센터’ 건립사업을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2008년 타당성 조사용역을 실시한 뒤 국방부와의 협의를 거쳐 예비군훈련장을 서구 공촌동 신공촌교장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신공촌교장(14만5000m²)에 용지를 추가로 확보해 2014년까지 확장된 예비군훈련장을 완공하기로 한 것. 훈련장 기능을 한데 모으는 대신 기존 주안교장, 계양교장, 공촌교장은 역사공원이나 삼림욕장, 생태공원 등 도심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시설로 꾸미기로 했다.

하지만 시는 예상 사업비가 당초 506억 원에서 1143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나 센터 건립을 아시아경기대회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사격 소음을 줄이기 위해 지하 사격장을 설치해야 하고,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 더 많은 돈이 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국방부의 사업 승인이 늦어지고 있어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난 뒤 시의 재정부담이 줄어들면 추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는 설명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내 국제업무단지에 820억 원을 들여 건립할 예정이던 송도문화복지복합센터도 2014년 이후로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연면적 3만5000m²)로 들어설 이 센터는 노인과 장애인, 여성, 청소년을 지원하는 통합복지기능을 담당하는 시설로 올해 착공할 예정이었다. 도서관과 극장, 박물관, 수영장 등 다양한 문화체육시설이 이 센터에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는 송도국제도시 주민이 현재 4만여 명에 불과해 센터 건립이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경제자유구역 개발이익금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 개발에 따른 재정 형편을 감안할 때 2014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시는 2013년까지 290억 원을 들여 부평구 옛 경찰종합학교 터에 건립할 계획이었던 자원봉사종합센터도 2015년에 완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48만여 명에 이르는 인천지역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상설교육장과 프로그램연구실, 체육시설, 공연장 등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시의 예산만으로 당장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밖에 시는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 시기를 당초 2018년에서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는 2014년으로 앞당기는 사업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서구 ‘루원시티’ 사업도 재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가 추진하는 각종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채무액을 합칠 경우 올해 시 부채규모는 총 9조 원대에 이르러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를 조정해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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