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가서 죽이는 거 배워온다” 동영상 강의
넉달넘게 방치, 누리꾼들 분개… EBS “퇴출”
“군대 가서 뭐 배웁니까. 죽이는 거 배워오죠.”
현직 교사인 EBS 인터넷 수능방송의 한 강사가 강의 도중 군대 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서울 하나고 교사이자 EBS 수능 언어영역 강사인 장희민 씨(38·여)는 3월 11일에 EBS에 올라온 동영상 강의에서 “여자들이 힘들게 낳아 놓으면 (남자들이 군대 가서) 죽이는 거 배워온다”며 “뭘 지킨다는 거냐, 처음부터 그거 안 배웠으면 세상은 평화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성별에 따른 언어 변화를 설명하던 도중 “남자는 비표준형을 주로 만들고 여자는 표준형을 주로 만든다. 남자는 폭력적이고 좋지 않다”는 식으로 남성 비하 발언을 한 뒤 “남자들은 군대 갔다 왔다고 좋아한다. 군대 갔다 왔으니까 여자한테 뭐 해달라고 떼쓰지 않느냐”고 군대에 대한 얘기를 시작했다.
장 씨의 발언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나도 군필자인데 살인 교육을 받은 것이냐”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의 강의를 넉 달이 넘도록 공개해둔 EBS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사태가 커지자 장 씨는 “강의 분위기에 취해 해서는 안 될 말을 했다.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드렸다”며 사과문을 EBS 홈페이지에 올렸다. 곽덕훈 EBS 사장은 25일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이러한 내용이 EBS에 올려지는 것을 걸러내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해당 강사의 출연을 정지시키고 모든 강의를 다시보기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장 씨는 충북여고 교사로 재직하던 시절 2005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으로 ‘교원평가 졸속 저지를 위한 분회장 선언’에 참여했고 2006년에는 ‘새만금 화해와 상생을 촉구하는 전국교사 선언’에 참여하는 등 전교조 활동을 했다. 하지만 현재는 교원단체에는 소속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성 하나고 교장은 “장 교사가 학교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다는 점은 인정하고 향후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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