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장 “처녀 맞나… ‘야간운전’ 잘하겠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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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맞나, 여교사에 성희롱 발언
경기도교육청 중징계 추진

경기 의정부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교사들에게 수시로 막말과 인격모독성 발언을 일삼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여교사들에게 “처녀 맞느냐”는 등 상식 이하의 성희롱 표현까지 거리낌 없이 언급한 사실이 관할 교육청 감사를 통해 확인됐다.

25일 경기도교육청 제2청에 따르면 의정부시 모 초교 A 교장(58)은 올 3월 부임 이후 회식 등 사석에서는 물론 교내에서도 교사들을 상대로 심한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A 교장은 40대 여교사에게 “(얼굴이 예쁘니) ‘야간 운전’을 잘하겠다”고 말하는가 하면 다른 여교사에게는 “처녀 맞아, 임신한 것 아니야? 처녀성을 잃으면 예뻐진다는데”라는 황당한 말까지 했다. 또 치아 치료를 받고 있는 여교사에게 “애인이 너무 심하게 빨아줘서 아프냐”는 표현도 했다. A 교장은 술자리 등에서 여교사들에게 술 따르기를 강요하는가 하면 “못생겼다” “푼수 같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 “쓸개 빠진 ×” 등 100건이 넘는 성희롱과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돈 문제를 둘러싼 잡음도 많았다. A 교장은 지난달 초 강원 정선지역에서 교사 친목행사를 연 뒤 자신이 카지노에서 잃은 돈 수만 원을 교사들에게 요구했다. 교사들을 격려하겠다며 회식자리를 자청한 뒤 나중에 30만 원 안팎의 비용을 교사들에게 나눠서 갚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런 내용은 이달 15일 해당 초교 교사 28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를 내면서 알려졌다. 도교육청2청 관계자는 “A 교장도 발언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며 “26일 직위해제 조치가 내려지고 조만간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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