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에 재학 중인 임모 씨(23)는 올해 여름 계절학기 등록금 고지서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이번 여름방학 기간 학교에서 소개한 한 비정부기구(NGO)에서 인턴으로 일한다. 동시에 계절학기도 3학점 신청했다. 서강대는 방학 기간 인턴을 하면서 학점을 받는 ‘학점인정 인턴십’을 시행하고 있다. 문제는 학비. 임 씨가 낸 계절학기 등록금은 29만1000원이다. 그는 “인턴 시작 전에 기업 관계자가 나와 실무 사전교육을 해준 것 말고 학교에서 받은 교육은 없었다”며 “학교에서 교육을 제공하지 않는 인턴십 과정에 왜 등록금을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29일 여름 계절학기에 인턴십 과목을 개설한 대학들을 조사한 결과 연세대와 서강대 등 일부 대학이 외부 인턴과정에 학점을 주면서 등록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는 계절학기 인턴십 1학점에 등록금 10만 원, 서강대는 3학점에 29만1000원이다. 이번 계절학기 인턴십 수강생들은 연세대가 20여 명, 서강대가 50여 명이다.
이에 반해 중앙대와 홍익대 등 계절학기 인턴 과정을 개설한 상당수 다른 대학은 별도의 등록금을 청구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외부 인턴 과정에 등록금을 받았던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계절학기가 끝나면 등록금을 되돌려줄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점제 인턴십은 기업 인턴 후 학점을 받고 싶은 학생들을 위해 개설한 것”이라며 “이 제도에 불만이 있으면 학점제 인턴십 대신 다른 수업을 들으면 되는 것이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출결이나 교육 등은 모두 기업이 일괄적으로 전담하기 때문에 학생들 시각에서 ‘대학이 하는 일 없이 돈 받는다’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윤모 씨(22)는 “대부분의 학교가 계절학기 인턴에 학점을 주면서 등록금을 받지 않고 있다”며 “직접 가르치지 않는 인턴십 학점 인정의 경우 등록금을 면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성빈 연세대 교무처장은 “개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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