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복양식 망치는 ‘저염분수’ 제주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0일 03시 00분


中양쯔강 민물 60km 접근, 연안 도달땐 양식장 옮겨야, 설상가상 毒해파리도 관측

여름철 불청객인 ‘저(低)염분수’와 ‘해파리’가 출현해 해양수산관계자와 어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제주도는 중국 양쯔(揚子) 강에서 나온 민물이 바닷물과 일부 섞이면서 형성된 저염분수가 제주 서부 60km까지 접근했다고 29일 밝혔다.

저염분수 농도는 28psu(1psu는 1kg의 해수에 34.9g의 염류 함유) 이하로 연안에 유입될 경우 전복과 소라 등 해양생물의 생육에 치명적이다. 제주 연안의 정상적인 염분농도는 33∼34psu 수준이다. 현재 서부해역 60km 부근에서 30.0psu 이하의 거대한 물덩어리가 수심 5m 이하의 범위에서 형성돼 동북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저염분수가 이번 주말을 전후해 제주 부근 해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온이 27도 이상이고 염분농도가 28psu 이하인 저염분수가 연안 18km까지 접근하면 마을어장의 생물상태와 수질환경 등을 파악하는 1단계 행동요령에 들어간다. 마을어장까지 진입한 저염분수가 3일 이상 머물 경우 스쿠버다이버 등을 동원해 전복과 소라 등을 포획해 다른 장소로 이동시킨다.

저염분수와 더불어 여름바다의 복병으로 독성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제주 마라도 서남쪽에서 149km가량 떨어진 이어도 부근 바다에서 관측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항공예찰을 실시한 결과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크기가 30∼50cm로 3, 4마리씩 무리지어 북상하고 있다. 이번에 파악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모두 16만 마리로 추정된다. 이들 해파리는 제주도 남부 해안과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이동하고 일부가 다음 달 초 제주부근 바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강문수 제주도 수산정책과장은 “1996년 제주 서부지역 마을어장에 19∼25psu의 저염분수가 유입돼 전복, 소라 등이 폐사해 모두 59억 원의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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