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영 앵커)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에 몰렸던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들이 직접투자로 옮겨가는 이른바 '앵그리 머니'가 화제가 됐었는데요. 대학생들 역시 예외가 아니었나봅니다.
(구가인 앵커) 2000년대 들어서 본격화된 대학생들의 투자동아리 활동이 직접투자가 활성화 된 요즘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 합니다. 경제부 박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스케치) 학생들이 세미나에 열중하는 장면
고려대 경영관의 한 강의실. 방학 중에도 열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열띤 토론이 한창입니다. 이 학교 주식투자동아리 리스크(RISK)의 학생들입니다. 종목 분석 프리젠테이션을 마치면 회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집니다.
(스케치) PT 하는 학생의 설명과 질문 몇가지.
최근 대학생 투자동아리들의 활동 영역은 프로 못지 않습니다. 대학가에 주식투자동아리가 처음 나타났던 199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훨씬 전문화돼 있습니다. 이 동아리는 리서치, 펀드운용, 시황분석의 총 세 팀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학생들은 선배들의 기부금과 학회비를 모은 학회기금 1000만원을 실제로 운용하며 투자 감각을 키웁니다.
(인터뷰) 하달진 리스크 회장 / 경영학과 3학년 "시장은 학생들이라고 봐주는 거 없으니까요. 증권사에서 낸 보고서 등을 참고로 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로 데이터를 활용해서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직접 투자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늘면서 동아리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습니다.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회원을 선발하는 연세대 투자동아리 YIG의 평균 경쟁률은 3대 1. 학생들은 이곳에서 발로 뛰고 직접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가치투자의 의미를 배워갑니다.
(인터뷰) 박세라 YIG 전 회장 / 경제학과 3학년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에 펀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대학생들 역시 직접 투자에 관심이 늘어났고…. 저 역시도 당시 그런 상황을 보면서 주식투자란 게 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관심이 생겼고 직접하면서 가치투자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으로 모였던 초기와 달리 체계적으로 운영되면서 취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생깁니다. 서울대 투자동아리 스믹(SMIC)의 회장을 지냈던 홍진채 씨는 재학 중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로 취업했습니다.
(인터뷰) 홍진채 /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동아리에서 관심 있게 봤던 종목을 제가 여기서 직접 운용을 해볼 수 있게 되는 거라서 업무연관성이 큰 것 같아 도움이 되고… 요즘 학생들 만나러 학교 가보면 저희 때와는 또 다르게 정말 열심히 분석하고 세련된 형태로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가들은 대학생들의 체계적인 투자동아리 활동이 궁극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문화 정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의 병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준비된 인재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철 / 동양종합금융증권 마케팅팀 팀장 "저희 회사에서 진행 중인 주식투자 동아리 공모를 보면 지원하는 팀수도 몇 배 늘었고 수준도 거의 현직 애널리스트급들이란 평가가 많고요…학생들이 회사 입장에서도 준비된 인재를 받을 수 있고요. 투자문화의 성숙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로징 스탠업) 국내 증시의 호황과 함께 급증했던 대학생들의 주식투자 열기는 이제 한층 진일보된 방식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박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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