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서 테마가 있는 ‘1박 2일’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캠핑 앳 더 주’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홍학의 군무를 보고 있다. 사진 제공 서울대공원
‘캠핑’이라면 교외에서 텐트를 치고 삼겹살을 굽거나 바비큐 하는 것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달밤에 술잔을 기울이며, 뛰어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어딘가 허전하다면 도심 속에서 콘텐츠가 있는 ‘1박 2일’을 지내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을 맞아 가족과 함께 음악 독서 동물 등 테마가 있는 차별화된 한여름 밤을 보낼 수 있는 행사들이 열린다.
○ 초등학교, 예술이 있는 피서지로 변신
방학 중인 홍익대 앞 초등학교가 음악 등 예술을 담은 채 시민에게 개방됐다. 7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잔다리(서교동의 옛 지명) 예술 캠핑’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는 주민들이 운동장에 텐트를 설치하고 각자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기는 ‘포틀럭 파티’로 시작된다. 뒤이어 애니메이션 ‘UP’이 상영된다. 무선 헤드폰으로 오디오를 듣기 때문에 소음이 영화 감상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에는 기타리스트 김광석의 아름다운 선율이 캠핑장의 밤을 채운다. 밤에 덥다고 집에서 에어컨을 틀며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밖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예술을 즐기자는 취지다.
잔다리 예술 캠핑은 서교동 주민자치위 주관, 잔다리 문화기획단 주최로 14일까지 열리는 ‘제1회 잔다리 통로 갤러리’ 행사의 하나다. 이 기간에 서교초교 주변 등하굣길에는 회화 조각 목판화 생활미술 사진 등 작가 25명의 작품 100여 점을 전시하는 ‘살아있는 시간전(展)’이 열린다. 9, 16, 23일 오후 7시에는 민속놀이단 ‘강강예술래’가 강강술래를 가르친다.
○ 도서관, 동화 속 세상으로 탈바꿈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잠드는 것은 이제 불가능한 일일까. 초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동화책을 소재로 놀 수 있는 행사가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송파어린이도서관은 초등학교 1∼6학년 어린이 90여 명을 대상으로 ‘도서관에서 1박 2일-동화책 속에 내가 있다!’ 행사를 14일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연다.
참가자들은 팀을 짜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혹부리 할아버지’ 등 10개 동화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를 하고 발표회를 한다. 송파도서관 노인 동아리 ‘도깨비감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학생들에게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서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들은 귀신놀이를 하고, 구연동화 ‘밤이면 밤마다 아이가 뒤집어지는 이야기’를 들으며 잠들게 된다.
○ 동물과 함께하는 1박 2일
동물들과 놀며 밤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대공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2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일요일 오전 20여 가족, 약 100명이 참가하는 ‘캠핑 앳 더 주(Camping at the Zoo)’를 열고 있다.
낮에는 코끼리 기린 바다사자 등의 설명회와 먹이주기 체험, 알락꼬리여우원숭이와 침팬지의 게임 및 돌고래 쇼 관람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저녁에는 큰물새장, 남미관, 맹수사를 돌며 호랑이 악어 등의 동물을 관람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인공포육장에서는 아기 동물을 관찰하고 동양관에서는 뱀과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밤에는 동물 마술쇼가 열리고 캠프파이어가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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