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관광사진전 작년 대상작 합성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4일 03시 00분


‘오륙도 전경’ 컴퓨터로 위조 여름바다에 겨울갈매기 넣어 市, 수상 취소…상금 회수키로

합성사진으로 밝혀진 2009년 ‘부산 관광사진 전국 공모전’ 대상작인 ‘오륙도 전경’. 작품은 여름 오륙도 풍경을 담아내고 있지만 사진에 등장하는 붉은부리갈매기는 5월에 시베리아 등지로 떠나고 여름에는 하얀부리갈매기만 서식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
합성사진으로 밝혀진 2009년 ‘부산 관광사진 전국 공모전’ 대상작인 ‘오륙도 전경’. 작품은 여름 오륙도 풍경을 담아내고 있지만 사진에 등장하는 붉은부리갈매기는 5월에 시베리아 등지로 떠나고 여름에는 하얀부리갈매기만 서식하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시
‘부산 관광사진 전국 공모전’ 2009년 대상작 등 4점이 합성사진으로 밝혀졌다. 이 행사는 해마다 부산시가 개최한다.

부산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3일 지난해 제10회 부산 관광사진 공모전에 합성사진을 출품한 뒤 수상한 혐의(업무방해)로 이모 씨(49·여)와 홍모 씨(60)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8월 컴퓨터로 합성한 사진을 공모전에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이 씨 대상작 ‘오륙도 전경’은 7월 중순 오륙도 여름 바다 풍경에 따로 촬영한 붉은부리갈매기 두 마리를 컴퓨터로 정교하게 합성한 것. 하지만 사진에 등장한 붉은부리갈매기는 5월 시베리아 등지로 떠나고 6∼8월 부산에는 흰색부리갈매기만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합성인 ‘해운대 야경’으로 입선도 했다. 상금은 대상 350만 원 등 모두 360만 원. 홍 씨도 태종대 앞바다 전경을 찍은 ‘환희’, ‘질주’ 두 작품으로 입선해 상금 20만 원을 받았지만 합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공모전 출품작은 1200여 편으로 이 가운데 86점이 상을 받았다. 당시 교수, 사진작가로 꾸려진 심사위원 6명이 하루 만에 출품작을 심사해 ‘졸속 심사’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부산시는 대상 등 주요 작품을 부산관광 홍보물에 싣고 국내 주요 여행사, 해외 영사관과 대사관에 배포했다.

경찰은 부산시에 수사 결과를 통보하고 공모전을 주최한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부산시지회에 시정을 권고했다. 부산시는 이 씨 등에 대한 시상을 취소하고 상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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