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서울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지하 1층에는 승객의 동선과 전혀 상관없는 ‘ㄷ’자형 공간(왼쪽 사진)이 있었다. 서울시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11월 이 공간에 레스토랑 ‘브레 댄코’를 입점시켰다. 사진 제공 서울시도시철도공사
서울 강남구 삼성동 7호선 강남구청역은 10년 전 개통 당시만 해도 대표적인 ‘넓은 지하철역’ 중 하나였다. 층과 층 사이, 승강장 폭 모두 널찍널찍했다. 그러나 “넓은 공간을 왜 그냥 놔두냐”는 의견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문제는 3번 출구가 있는 역 지하 1층 공간이었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이 공간에는 동선과 전혀 상관없이 ‘ㄷ’자형으로 움푹 들어간 곳이 있다. 부동산업체 사무실이 입주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때 “‘럭셔리’한 레스토랑을 만들어 승객들이 스스로 찾아가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현재 이 역 지하 1층에 위치한 신라명과 계열사 레스토랑인 ‘브레댄코(Bread & Co)’다.
○ 죽어있던 지하공간이 깨어나다
얼마 전만 해도 지하철은 이동 중 잠시 들르는 공간처럼 여겨졌다. 지하철 환승 통로에서 비보이 댄스파티나 남미 음악단의 ‘월드뮤직’ 공연 등을 보는 게 전부였다.
그러던 지하철 내부 공간이 최근 다양한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의 서울시도시철도공사가 지하철 내부 ‘자투리 땅’을 찾아내 새롭게 바꾸고 있다. 공간 활용은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시작된다. 간이화장대, TV, 신문 등이 마련된 5호선 왕십리역 승강장 시민 휴게공간 ‘행복지대’는 서울시도시철도공사가 승강장에서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 남는 공간을 활용해 만들었다. 서울메트로가 최근 2호선 뚝섬역에 마련한 ‘펜싱교실’ 공간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평소 서울메트로 소속 펜싱선수들이 훈련하는 곳으로 선수들이 태릉선수촌에 들어갈 때면 그냥 빈 채로 있었다. 이 공간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 펜싱 강좌 장소로 활용한 것.
○ 직원 사무실도 활용하는 시대
빈 공간은 뜻하지 않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 곤충, 파충류 생태학습 상설 체험 공간으로 변신한 6호선 신당역 지하 1층은 당초 10호선 환승 공간으로 계획된 곳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이 취소되면서 쓸모없는 곳으로 버려졌다. 빵집과 옷가게 등이 들어선 5호선 천호역 내 상가 공간도 15년 전 개통 당시는 분수대가 있던 자리였다. 그러나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활용이 전혀 안 됐다.
최근에는 지하철 공정 ‘자동화’로 안 쓰는 공간이 생기기도 한다. 교통카드로 승차비를 해결하고 지하철 티켓 발매기가 들어서면서 역 내 매표소가 필요 없게 되고 이로 인해 매표소 인력이 줄어들어 자연스레 안 쓰는 공간이 많아진 것. 서울시도시철도공사는 62개 역, 140개 공간에 시민들 개인 창고사업 ‘행복다락방’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 보관료로 1인당 6000∼1만5000원을 받아 8개월 누적 기준으로 매출 2억 원을 돌파했다.
남는 공간이 없어 공간 활용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서울메트로도 이달 초 120개 전 역사의 공간구조를 세밀하게 조사하는 작업을 벌여 2호선 충정로역 내 직원 출퇴근 대기실(144m²·약 43평)과 3호선 일원역 일부 공간(808m²·약 244평)을 상가로 활용키로 했다.
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2010-08-11 11:17:35
7호선 강남구청역 지하1층의 레스토랑은 BRCD(Bread is Ready,Coffee is Done)이름이 맞습니다. 브레댄코는 같은회사에서 운영하는 지하2층의 제과점이름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