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미분양 쌓여가는데 또…” 업계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3일 03시 00분


울산시 10년간 주택 13만9000채 추가공급 계획

시 “인구 증가 대비한 정책”

울산시가 올해부터 2020년까지 주택 13만9000채를 추가 공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침체로 쌓여가는 미분양 주택 해소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주택이 추가 공급될 경우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시는 이날 오후 3시 주택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0년을 목표로 한 주택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안정된 주택 공급과 선진화된 주택정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울산발전연구원(울발연)에 의뢰해 수립했다. 울발연은 이날 보고를 통해 지난해 12월 기준 104.7%인 울산의 주택 보급률을 202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108%로 올리기 위해 올해부터 10년간 13만9000채의 주택을 추가 공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발연은 2020년의 울산 인구를 126만 명(현재 113만 명)으로 추산해 주택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는 울산 도시기본계획 인구(132만 명)와 통계청 인구 예측치(111만 명)를 모두 참고해 도출한 것. 가구당 2.69명이 거주할 것으로 추산할 경우 2020년에는 46만8000채의 주택이 필요해 13만9000채를 추가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 울발연 측 설명이다.

하지만 부동산업계 분석은 다르다. 올 들어 미분양 주택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불경기 등으로 울산의 미분양 주택이 이달 초 6098채에 이르는 등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울발연이 제시한 대로 주택을 1년에 평균 1만3900채씩 추가 공급할 경우 미분양 주택은 더욱 급증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현재 울산의 주택 보급률(104.7%)은 전국 평균(99.3%) 보다 높은 데다 7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 인구도 2000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는 데다 최근에는 교육 여건 등으로 전입보다 전출 인구가 더 많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석기 울산시지부장은 “양도소득세 감면 등 미분양 주택 해소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또다시 아파트 등을 추가 공급하면 미분양 주택이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발연 변일룡 도시계획연구실장은 “이번 주택 계획은 미분양 주택 등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단기 정책계획이 아닌 향후 울산의 인구 증가율 등을 희망적으로 보고 분석한 중장기 정책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