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제주 올레는 스위스 등지와 해외교류를 추진하며 진화하고 있다. 올레꾼들이 1코스인 시흥초등학교 주변 말미오름을 걷고 있다. 임재영 기자
국내 걷기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제주 올레’가 해외교류를 성사시키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등 계속 진화하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제1회 제주올레 걷기 축제’를 펼친다고 16일 밝혔다. 이 축제에서는 홍콩, 일본 등 외국인과 함께 국내 ‘올레꾼’들이 5일 동안 올레 1∼5코스를 걷는다.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교를 출발해 성산일출봉, 온평포구, 표선해수욕장, 남원포구 등을 거쳐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해안’까지 92km에 이른다. 참가자들은 올레길에서 만난 주민들이 제공하는 음식과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제주올레 측은 이달 중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제주올레는 최근 스위스 관광청과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첫 번째 사업으로 10코스를 ‘스위스-제주올레 우정의 길’로 명명하고 표지판을 세웠다. 이 코스는 화순항을 출발해 용머리해안, 사계해안도로, 송악산, 알뜨르비행장 등을 거치는 길. 스위스 관광청은 이에 대한 답례로 다음 달 호수와 산, 포도원이 어우러진 스위스 레만호수 지역의 ‘와인루트’에 제주올레를 알리는 표지판을 세운다.
제주올레는 올레 관련 상품의 확대를 위해 국립제주박물관에 최근 ‘간세 공방’을 만들었다. 간세는 게으름뱅이를 뜻하는 제주어인 ‘간세다리’에서 따온 용어로 이곳에서 제주 조랑말을 본뜬 ‘간세 인형’을 만든다. 이 인형은 올레길의 마스코트로 자투리 옷감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체험비를 내면 간세 인형을 직접 제작해 갖고 갈 수 있다.
제주올레는 또 ‘1사-1올레마을’ 결연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벤타코리아와 공동으로 지역생산물을 판매하는 대표브랜드 ‘무릉외갓집’을 만들었다. 올레길 마을에서 생산한 농수산물을 매달 회원에게 배달한다. 수익금의 일부는 올레길을 가꾸는 데 쓰인다.
서 이사장은 “길을 사랑하는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체험하면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올레는 ‘걸으멍 놀멍 쉬멍(걸으며 놀면서 쉬면서)’ 제주 속살을 느껴보는 것을 표방한 에코투어의 일종. 2007년 9월 성산읍 시흥∼광치기해안 구간이 1코스로 문을 연 뒤 현재까지 22개 코스, 344km에 이르는 걷기 코스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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