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 도심에 사는 장윤자 씨(42)는 매주 수·금요일 시내에서 30여 km 떨어진 순천시 주암면까지 승용차를 몰고 간다. 훈민이(가명·10·초교3) 등 다문화가정 자녀 두 명을 만나기 위해서다. 장 씨는 지난해 9월부터 기초 어휘력이 부족한 데다 주변에 학원이 없어 공부에 어려움을 겪던 훈민이에게 도움을 줘왔다.
주부 14년차인 장 씨는 순천시에서 운영하는 다문화가정 방문학습 도우미 12명 중 한 명이다. 이들은 평균연령 40세의 주부들. 1주일에 8시간씩 다문화가정 초등생 자녀 4명씩을 찾아가 기초학습을 지도하고 있다.
장 씨 등은 매주 수요일 오전 순천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자발적으로 모여 학습방법을 토론한다. 주말이 되면 다문화가정 자녀들과 함께 자전거 일주를 하거나 수영장, 영화관에 가기도 한다. 장 씨는 “자원봉사를 하다 다문화가정 지원의 필요성을 느껴 방문학습 도우미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주부 13년차인 필리핀 출신 페레야 마리셀 씨(40)는 1주일에 두 번씩 순천시 별량면과 월등면까지 버스를 타고 간다. 지역아동센터 두 곳에서 초등생 50명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녀는 순천지역 농어촌 지역아동센터 10곳에서 1주일에 4시간씩 영어를 가르치는 ‘톡톡 선생’ 5명 중 한 명이다. 마리셀 씨는 “두 아들을 둔 엄마로서 사명감을 갖고 애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이들의 영어실력이 날로 늘어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17일 다문화가정 방문학습 도우미나 톡톡선생 등 다문화가정 쌍방향 지원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유춘자 순천시 여성가족과장은 “방문학습 도우미 사업이 예산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을 때 도우미들이 자원봉사를 자청할 정도였다”며 “두 사업 모두 국비지원이 이뤄져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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