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풀피리 대신 플루트 불며 도레미∼전교생 51명 음악과 친구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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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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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방지초교-문명분교, 바이올린 등 교육 반응 좋아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하는 방지초교 문명분교 학생들. 본교와 분교 학생들은 다음 달 ‘산속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 제공 방지초등학교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연주하는 방지초교 문명분교 학생들. 본교와 분교 학생들은 다음 달 ‘산속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사진 제공 방지초등학교
“플루트에 살며시 입을 대고 바람을 불어넣으면 어떻게 이런 아름다운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경북 청도군 금천면 방지초교 6학년 박푸름 양(13)은 플루트 연주 실력이 꽤 뛰어나다. 푸름이는 17일 “학교에서 배우게 된 플루트를 평생 친구처럼 가까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본교인 방지초교와 이 학교에서 10km가량 떨어진 문명분교(운문면)에는 바이올린 8대와 플루트 16대가 있다. 학생들의 음악교육을 위해 지난해 구입한 것이다. 그 덕분에 본교 학생 40명과 분교 학생 11명 모두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익힐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연중 돌봄학교’에 선정돼 지원 받은 예산을 음악 교육에 사용한 것은 연주를 통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다.

바이올린과 플루트가 이 산골학교에 왔을 때 아이들은 텔레비전에서나 보던 것이라며 무척 신기해했다. 교사들도 ‘과연 학생들이 배울 수 있을까’ 고개를 갸웃했다. 문명분교에 근무하는 이정교 교사(50)는 “보리피리나 풀피리를 불던 아이들이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마주한 모습은 호기심을 넘어 충격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학교는 1∼3학년은 바이올린, 4∼6학년은 플루트를 배울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단원을 강사로 초빙해 가르치기 시작했다. 바이올린과 플루트에 푹 빠진 학생들을 위해 이번 여름방학에도 지난주까지 10일 동안 특별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사는 “아이들 모습을 보고 플루트를 배우고 싶어 시도해 봤지만 아이들의 배우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웠다”고 했다. 지난해 경산시에서 전학 온 문명분교 3학년 김민철 군(10)은 “분교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산으로 둘러싸인 예쁜 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면 꼭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 같다”고 좋아했다.

학교 측은 다음 달 중순 분교에서 학생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산속 음악회’도 열 계획이다. 김상태 교장은 “아직 서툴지만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 박수를 받는 연주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 중에서 훗날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와 플루티스트도 나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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