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행사 때 흔히 사용하는 1회용 접시나 수저는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플라스틱 용기는 땅속에서 분해되는 데 100년 이상 걸린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2008년 말 농업부산물인 왕겨를 재료로 만든 1회용 용기가 선보였다. 친환경 벤처기업인 ㈜에버그린이 국내 최초로 만들었다. 왕겨로 만든 1회용 용기는 불과 6개월이면 분해된다. 또 난방용으로 쓰이던 왕겨를 재활용하는 효과도 있다. 왕겨로 만든 1회용 용기는 지난해 중소·벤처 창업경진대회와 농특산물 아이디어상품 공모전에서 잇달아 우수상을 받으며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외주업체를 통해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금 조달과 마케팅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쉽사리 판로를 개척하지 못했다. 위기에 빠진 회사가 선택한 곳은 경기 시흥시 정왕동에 자리한 경기공업대 창업보육센터. 올해 5월 이곳에 입주한 에버그린은 학교 측의 전천후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말 자체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변대우 에버그린 사장(54)은 18일 “대기업에서 선주문이 이어질 정도로 제품 인기가 높다”며 “경기공업대에서 자금 조달부터 마케팅까지 ‘멘터’처럼 지원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공업대 창업보육센터에는 제2의 에버그린을 꿈꾸는 벤처기업 30여 곳이 활동 중이다. 센터 확장이 완료되는 올해 말에는 입주기업이 2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경기공업대는 특히 녹색성장 분야의 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원민관 센터장(39·e-비즈니스과 교수)은 “주변 시화공단 내 중소기업과 연계성을 높이면서 친환경 분야의 ‘스타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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