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때 경남 합천 해인사 폭격을 거부하며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김영환 장군(준장·1921∼1954) 추모재(齋)와 훈장 추서식이 21일 해인사 대적광전 앞에서 열렸다.
‘고 김영환 장군 문화훈장 추서 및 호국추모재’에는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김두관 경남지사, 이건무 문화재청장, 이계훈 공군참모총장, 유족, 신도 등 20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삼귀의, 반야심경 낭독, 김 장군 약력 소개, 추모시 낭독, 헌화, 봉행사, 추모사, 문화훈장 추서, 지정 기탁금 전달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문화재청은 김 장군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해인사 측은 김영환 장군 장학기금 2000만 원을 공군사관학교 교육진흥재단에 기증했다.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지킨 장군의 뜻을 기리기 위해 올 초 ‘김영환 장학금’을 만들었다. 앞으로 장학재단도 설립할 계획.
선각 스님은 “김영환 장군에게 빚을 진 것 같은 무거운 마음이었다”며 “이제 해인사에서 정부에 요청한 훈장이 추서돼 빚의 절반은 갚은 것 같다”고 말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7월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 전대장을 지낸 김 장군(당시 대령)은 그해 8월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을 수행하면서 “무장공비가 많은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해인사를 폭격하면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인 대장경이 소실된다”며 동료 조종사들의 폭격을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군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도 그가 자주색 비단 천을 목에 걸고 조종간을 잡은 데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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