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새 금 횡령 의혹을 받고 있는 민홍규 전 국새제작단장(56)이 제작단에서 주물을 담당한 이창수 씨(46)와 결별한 이후에도 이 씨와 계속 작업하기를 원해 혼자서 전통기법으로 국새를 제작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의혹이 더해지고 있다.
2007년 초부터 지난해까지 민 씨와 ‘황금 퍼터’ 사업을 추진한 G사 대표 박준서 씨는 “민 씨가 이번 사건을 처음 폭로한 이 씨와 결별한 2009년 이후에도 ‘이창수와 함께 해야 한다’며 제품 납기를 늦추다 결국 제품을 만들지 못했다”며 25일 관련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해 9월 통화한 이 녹취록에 따르면 민 씨는 제품 완성을 요구하는 박 씨에게 “내가 주물을 부을 때 누가 불 좀 때주면 좋겠는데…이창수는 안 한대?”라고 수차례 말했다. 그는 “한의사가 약을 조제하면 애들 보고 달이라는 것처럼 내가 (금속을) 제조하면 이창수가 만드는 것”이라며 “제자는 많은데 이창수는 정말 안 한대?”라고도 했다. 박 씨는 “민 씨가 결국 그해 11월로 예정된 중국 상하이 명품박람회에 나갈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며 “당시 민 씨가 제조 기술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결별했다”고 밝혔다. G사는 이후 이 씨와 손잡고 황금 퍼터를 만들고 있다.
한편 민 씨는 2008년 11월 ‘노블리제(Noblige)’라는 월간지에 금도장 판매 광고를 게재하면서 자신의 국새제작단장 직함을 활용했다. 해당 광고에는 금도장을 만드는 민 씨 사진 아래 ‘민홍규, 조선왕조 32대 옥새전각장’ ‘대한민국 국새제작단 단장’ 등의 소개가 적혀 있다. 또 국새 사진과 함께 ‘이것이 대한민국 국새다. 이제 귀하의 가문 및 기업의 영광의 상징으로 재현됩니다’라는 문구도 나온다. 당시 판매되던 금도장 가격은 개인용 도장이 개당 3000만 원, 기업용은 최대 2억∼3억 원까지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G사 대표 박 씨는 “민 씨가 당시에도 다른 장인을 시켜 금도장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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