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사진)이 26일 중장기 대입선진화연구회가 최근 발표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대해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수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곽 교육감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영수를 강조하고 사회·과학탐구를 통폐합한 이번 개편안은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2009개정교육과정과 일제고사(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고교선택제 역시 국영수 중심인데 수능마저 국영수 중심으로 치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2009개정교육과정은 수업 편성 자율권을 확대해 교과(군)별 수업시수를 20% 이내에서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수업이 국영수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곽 교육감은 “수능 개편안은 몇 년에 한 번 어렵게 준비하는 것이라 좀 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에는 내용적 측면에서 난이도에 따라 국영수를 유형화하고 응시 횟수를 두 번으로 늘린 정도에 그쳤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학이 단순 서열화를 넘어 특성화를 이루려면 전공별로 필요한 과목을 지정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사회·과학탐구 중 한 과목만 응시하면 그렇게 하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또 “사회·과학탐구 영역 통폐합으로 심각한 과원(해당 과목 교원 초과) 문제가 발생해 10년간 (교원)신규임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 교육감은 수능 개편안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유럽처럼 대부분의 과목을 논술형으로 치르는 것도 3, 4년만 준비하면 할 수 있다”며 “학생 선택권을 넓혀 교과는 다양하게 개설하고 수능 과목 수는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곽 교육감은 “이번 개편안은 2020년까지 고교 교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감협의회와 한 번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9월 시도교육감협의회에는 안건이 올라가지 않았지만, 어느 교육감이라도 수능체제 개편안에 전면 대결하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교과부가 교육감협의회와 적극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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