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아/9월이 오면 지천에 꽃 무릇 환하게 수놓으면/하르르 피어난 구절초 사연을 이야기하자/엷은 미소는 하늘을 안고 꽃으로 피어나리니∼’
시인 우홍배 씨(49)가 ‘카페 지기’로 있는 인터넷 다음카페 ‘너에게로 가는 카페’에 최근 올라온 ‘9월이 오면’이라는 시다. 이 카페에 들어가면 먼저 방대한 정보량에 압도된다.
이 시를 소개한 ‘영상시’ 코너에만 5만4000건의 글이 있다. 또 ‘영상 자작글’에 올라온 회원 작품이 4만8000건에 이르고 뉴스 시사방, 한방 건강상담, 한시 한마당, 낭송시, 창작 정보방 등에는 알짜 정보가 수두룩하다.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쉼터’에서는 지구촌 동영상, 국악 명상실, 팝페라, 7080추억방 등 13개 코너를 둘러볼 수 있다.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한시’와 같은 이색 코너도 많고 컴퓨터, 태그, 요리를 배울 수 있는 온라인 강좌도 있다.
우홍배 시인은 격월간 종합문예지 ‘자유문예’를 발행하면서 다음 달 4일부터는 ‘자유문예 창작대학’을 개설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우 씨는 2002년부터 ‘인간문화재’라는 닉네임으로 이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카페 회원이 10만6000여 명에 이르고, 하루 조회 수가 1만 회를 넘어서는 등 다음 카페의 최고 인기 커뮤니티 중 하나로 꼽힌다.
우 씨가 주도하는 ‘문화 사랑방’은 이 카페뿐만이 아니다. 다음 달 4일엔 ‘자유문예 창작대학’을 개설한다.
인천시 청소년수련관(남동구 장수동) 3층 문학창작실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에 문학 강좌를 진행한다. 문학을 사랑하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 소설, 수필 강좌를 12주 동안 펼칠 예정이다. 수강료는 매달 10만 원이다.
첫 4주는 기본 과정이고, 나머지 8주는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짜여 있다. 전공과 상관없이 전문대 이상 졸업자가 12주 과정을 모두 마치면 한국지식인력개발협의회가 발급하는 문예창작지도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이 자격증이 있으면 복지회관 등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
우 씨는 “15만 권가량의 책을 소장하고 있는데, 많은 정보를 여러 사람과 공유하면서 문학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카페 활동에 이어 창작대학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격월간 종합문예지인 ‘자유문예’도 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 통권 30권째 출간된 자유문예지가 창작대학의 뿌리인 셈이다.
이 잡지에서는 매번 초대작가를 포함해 150여 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잡지를 통해 등단한 작가가 시, 소설, 수필, 시나리오, 한시 등의 분야에서 총 16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은 ‘자유문예 작가협회’를 구성해 단행본 발간, 문학기행, 신년 문학강연회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신년 문학강연회에는 고은 시인, 인하대 최원식 교수, 새얼문화재단 지용택 이사장이 강사로 나오기도 했다.
“문학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요. 이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자유문예지가 신진 작가들의 등용문이 되고, ‘문화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계속 발행하고 있지요.”
우 씨는 건설업을 하면서 2004년 월간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010-6769-611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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