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미군부대 개발은 잊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그렇게 당부했습니다.” 8월 25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오세창 경기 동두천시장(59·무소속·사진)의 표정은 단호하다 못해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오 시장은 인터뷰 이틀 전인 23일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기존 개발계획 추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신 그 자리에 공원 조성 방침을 밝혔다. 대상 지역은 미군기지 5곳, 28.68km²(약 867만 평) 규모다.
이번 결정은 동두천시 차원에서 7100억 원(국방부 추정)을 들여 미군기지를 사들여 개발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국방부로 하여금 미군기지를 매각한 돈 일부를 동두천시 개발 재원으로 다시 반환토록 하는 ‘동두천지원특별법’ 역시 제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 시장은 “서울 용산이나 미군기지가 가는 평택에는 특별법을 만들어 수조 원을 지원하고 있다”며 “동두천시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결정은 정치적 논리에 의한 것이 아니다”며 “동두천시의 입장에서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극적인 타협의 여지는 남겼다. 오 시장은 “국방부에서 전향적으로 협의에 나선다면 공원 지정 절차를 미루고 대화에 나설 것”이라며 “하지만 이렇다 할 변화가 없으면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미군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동두천시는 공원 지정에 대한 구체적인 도시관리계획안을 수립한 뒤 10월 중 경기도에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미군기지가 공원시설로 결정되면 매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미군기지 땅을 판 돈으로 평택 미군기지 조성 등에 활용하려는 국방부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오 시장은 “동두천시 면적의 68%를 차지하는 산림자원을 활용해 산악레포츠 도시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반환 미군기지 문제와 함께 과도한 수도권 규제가 완화돼야 동두천의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한양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도의원 등을 지낸 뒤 2007년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장에 당선됐다. 또 이번 6·2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으로 나와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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