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사림의 바탕은 단연코 ‘의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호남정신의 뿌리를 찾아서-의(義)의 길을 찾아서’(도서출판 온새미로)라는 책을 펴낸 김세곤 전남지방노동위원장(57·사진)은 수많은 사화(士禍)와 당쟁으로 점철된 정치 사회적 격변기 16세기를 ‘호남 사림(士林)’들이 이뤄낸 호남정신의 뿌리가 형성된 시기로 꼽았다. 그는 “‘호남 사림’이란 ‘유학을 숭상한 사람들로 호남 태생이거나, 호남에서 유배 또는 관직생활을 하는 등 그 역사적 흔적을 남긴 선비들”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은 283쪽 분량의 이 책에서 25개의 이야기를 통해 선비들과 그들이 인연을 맺었던 땅과 건물들을 ‘스토리텔링’식으로 풀어간다. 발품을 팔며 사진도 직접 찍었다. 그가 다룬 역사인물은 조광조 김종직 김일손 김굉필 정여창 조위 최부 기준 기진 김정 최산두 윤구 양산보 나세찬 송순 기대승 정철 양응정 이황 이언적 등이다. 말미에는 인물 약전과 사건 및 용어 해설, 호남 역사인물, 유적지 지도 등을 실어 독자들의 답사 지침서가 되도록 했다. 14번째 ‘하서 김인후, 인종 임금을 그리워하다-장성 맥동마을, 필암서원’ 편에서 그는 “하서 김인후, 호남성리학의 선구자인 그는 장성군 황룡면 맥동마을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되던 해 정월 보름에 한시를 써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로 글재주가 뛰어났다. 그는 전라감사로 부임한 조광조의 삼촌 조원기로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고, 여덟 살 때 봄에는 고봉 기대승의 삼촌인 기준을 만나 임금의 붓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의리란 사람이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도리”라며 “의리로 대표되는 호남 사림의 정신은 3·1운동과 1929년 광주학생항일운동, 건국 이후 1960년 4·19혁명, 1980년 5·18민주화운동으로 면면이 이어져 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자는 전남 여수 출신으로 노동부 고용관리과장, 주미대사관 노무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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