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경호 업무에 나설 경찰 숙박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주변 숙박업소를 사실상 ‘싹쓸이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G20 경호업무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9일 “경호 업무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찰의 숙소로 강남구 삼성동 일대 모텔을 이용하기로 했다”며 “인원이 많아 삼성동뿐 아니라 강남 일대 모텔을 거의 대부분 사용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11월 11∼12일 G20회의 기간 경호 및 치안 업무를 위해 전국에서 동원되는 경찰 인력은 전경, 의경을 포함해 약 2만 명 수준. 대규모 인원이 한꺼번에 동원되면서 이들의 숙박 문제를 고민하던 경찰은 의경의 경우 강남경찰서 등 인근 경찰서 강당에 막사를 차려 숙박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 인력은 모텔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경찰은 숙박비용을 아끼기 위해 3인 1실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숙박업소는 대형 침대를 빼는 대신 임시침구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동 H관광호텔은 “경찰이 6일부터 12일까지 총 35개 객실을 싹쓸이 예약했다”며 “3인 1실을 희망한다고 해서 침대방에 있던 더블베드를 빼줘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하는 주요 정상 등 VIP가 출국하는 12일 이후에야 경찰이 모텔을 비워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의 관계자 및 관광객들로 ‘G20 특수(特需)’를 기대했던 모텔과 관광호텔은 뜻밖의 ‘경찰 손님’으로 울상이다. 일반 호텔과 달리 숙박보다 낮 시간 대실(貸室)을 통한 수익이 많은 모텔이 이번 경찰의 단체예약으로 낮 시간대 벌이를 고스란히 잃어버릴 것으로 우려한 것. 이 때문에 경찰의 예약 요청을 거부한 모텔도 나오고 있다. 삼성동 M모텔 관계자는 “청와대와 경찰에서 한 달 전 예약 요청이 들어왔지만 객실 사정이 넉넉지 않아 고사했다”며 “방이 20개뿐인데 전부 예약을 받으면 낮 손님을 받지 못해 영업에 차질이 생긴다”고 귀띔했다.
강남 지역 외 VIP가 투숙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도심 일부 특급호텔 주변의 모텔도 경찰 숙소로 예약이 완료된 상황. 경찰 관계자는 “서울 중구 S호텔에 일부 VIP가 묵을 것으로 알려져 호텔 경비, 일대 지하철 경비, 주요 동선 경비를 맡을 경찰 인력 700여 명의 숙소를 호텔 주변 모텔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강남구에는 138개 모텔이 있고 삼성동에만 24개가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