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금은방. 절도범 박모 씨(34)와 장물업자 유모 씨(61) 간에 흥정이 한창이다. 박 씨는 강동구 길동의 한 아파트에서 훔친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내 들고 말했다. “이건 유난히 귀해 보이는데 얼마 줄 거요?” 장물업자 유 씨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힐끔 보더니 “그건 가짜야. 한 30만 원 쳐줄게”라고 무관심한 것처럼 말했다. 박 씨는 유 씨의 무표정한 얼굴에 실망하면서 다이아몬드 반지를 30만 원에 넘겼다. 박 씨는 올여름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 장소를 물색했다. 망원경으로 창문이 열린 연립주택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다음 초인종을 눌러 빈집인지를 확인한 후 도둑질을 했다. 고시원에 살면서도 다달이 고시원을 옮겼다. 확인된 빈집털이만 21회에 이르고 피해액은 1억2300만 원에 이르렀다.
금은방 등을 토대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절도 전과가 있는 박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그가 묵고 있는 고시원 주변에 잠복해 있다가 박 씨를 붙잡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5일 절도 혐의로 박 씨를 구속하고 장물업자 유 씨 등 20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가 30만 원에 팔아넘긴 다이아몬드 반지는 1900만 원짜리 진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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