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 박노옥 제일PUC 사장

  • Array
  • 입력 2010년 10월 1일 03시 00분


주5일은 음성 고향집서 농사,주2일은 인천 나와 회사 운영,주7일이 모자란 ‘이모작 인생’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 개발 제일PUC 박노옥 사장이 30일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의 성능을 선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고향인 충북 음성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 차례만 회사로 출근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 개발 제일PUC 박노옥 사장이 30일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의 성능을 선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고향인 충북 음성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 차례만 회사로 출근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직원들이 ‘책임 경영’을 하고 있어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에 나와도 일이 잘 돌아가네요.” 인천 서구 석남동 제일PUC 박노옥 사장(52)은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매주 월, 목요일에만 회사로 출퇴근한다. 3년 전 아내와 함께 낙향한 고향집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희귀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

박 사장은 40여 채가 모여 사는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다. 손수 집을 짓고 주변 텃밭에 온갖 과일나무와 야채를 기르고 있다. 3000여 m²에 고추 고구마 감자 사과 포도 살구 등을 키우고 있어 사시사철 자급자족할 수 있다. 연못이 있는 잔디밭에는 조경수도 심어놓았다.

또 다른 터 3000여 m²는 고향 친구 8명과 함께 콩을 키우는 ‘공동 경작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거둬들인 농산물의 수익금은 매년 두 차례 떠나는 해외 여행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추수가 끝나는 11월경 9명의 친구들은 부부 동반 1주일 일정으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 동네에는 주로 노인들이 살고 있어 박 사장은 가끔 경로당에 들러 ‘재롱’도 떨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그냥 용돈만 드리면 버릇없고 건방지다는 꾸중을 듣게 된다”며 “종종 술을 함께 마시면서 말벗이 되기도 하고, 노인들이 여행을 가시거나 명절이 되면 돼지 한 마리 잡아드리면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주 2일 근무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밀린 회사 업무 결재를 해야 하고, 해외 바이어를 수시로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회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를 최근 개발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1∼4일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리는 ‘국방마트 전시회’에 출품한다. 박 사장은 “섭씨 1200도에서도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여서 여러 곳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비상이 걸린 해군은 단순 도장만으로 불에 타지 않으면서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페인트는 6개월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설치된 두산중공업의 담수화 설비에 도색 처리돼 성능을 입증받았다. 고열과 소금기로 인해 페인트칠이 자주 벗겨져 1년에 3번가량 덧칠을 해왔지만, 이 페인트는 아직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거뜬히 버티고 있다는 것.

이 페인트는 중국 칭다오(靑島)에 처음 수출했고, 일본 단연재 전문생산업체에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러시아 우주왕복선에 칠하는 페인트에서 힌트를 얻어 2년여의 연구실험 끝에 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만대장경을 조판한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서도 목재건물에 이 페인트를 칠한 뒤 단청을 입히기로 했다. www.jeailpuc.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