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은 음성 고향집서 농사,주2일은 인천 나와 회사 운영,주7일이 모자란 ‘이모작 인생’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 개발 제일PUC 박노옥 사장이 30일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의 성능을 선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고향인 충북 음성에 살면서 일주일에 두 차례만 회사로 출근한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직원들이 ‘책임 경영’을 하고 있어 일주일에 두 번만 회사에 나와도 일이 잘 돌아가네요.” 인천 서구 석남동 제일PUC 박노옥 사장(52)은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매주 월, 목요일에만 회사로 출퇴근한다. 3년 전 아내와 함께 낙향한 고향집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희귀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도 운영하고 있는 것.
박 사장은 40여 채가 모여 사는 한적한 마을에 살고 있다. 손수 집을 짓고 주변 텃밭에 온갖 과일나무와 야채를 기르고 있다. 3000여 m²에 고추 고구마 감자 사과 포도 살구 등을 키우고 있어 사시사철 자급자족할 수 있다. 연못이 있는 잔디밭에는 조경수도 심어놓았다.
또 다른 터 3000여 m²는 고향 친구 8명과 함께 콩을 키우는 ‘공동 경작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서 거둬들인 농산물의 수익금은 매년 두 차례 떠나는 해외 여행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 추수가 끝나는 11월경 9명의 친구들은 부부 동반 1주일 일정으로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돌아보기로 했다.
이 동네에는 주로 노인들이 살고 있어 박 사장은 가끔 경로당에 들러 ‘재롱’도 떨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그냥 용돈만 드리면 버릇없고 건방지다는 꾸중을 듣게 된다”며 “종종 술을 함께 마시면서 말벗이 되기도 하고, 노인들이 여행을 가시거나 명절이 되면 돼지 한 마리 잡아드리면 기뻐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원생활을 하면서도 주 2일 근무 때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밀린 회사 업무 결재를 해야 하고, 해외 바이어를 수시로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회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불에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를 최근 개발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1∼4일 육해공 3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에서 열리는 ‘국방마트 전시회’에 출품한다. 박 사장은 “섭씨 1200도에서도 타지 않는 수성 페인트여서 여러 곳에서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비상이 걸린 해군은 단순 도장만으로 불에 타지 않으면서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이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페인트는 6개월 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설치된 두산중공업의 담수화 설비에 도색 처리돼 성능을 입증받았다. 고열과 소금기로 인해 페인트칠이 자주 벗겨져 1년에 3번가량 덧칠을 해왔지만, 이 페인트는 아직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거뜬히 버티고 있다는 것.
이 페인트는 중국 칭다오(靑島)에 처음 수출했고, 일본 단연재 전문생산업체에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러시아 우주왕복선에 칠하는 페인트에서 힌트를 얻어 2년여의 연구실험 끝에 이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팔만대장경을 조판한 인천 강화도 선원사에서도 목재건물에 이 페인트를 칠한 뒤 단청을 입히기로 했다. www.jeailpu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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