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섭 대구시 기능발전회 부회장(40)의 일성이다. 김 부회장은 최근 정부로부터 산업포장을 받았다. 자동차 정비 분야 외길을 걸어오면서 지역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는 것. 그의 수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대구시 공로표창을 받았다. 김 부회장이 지도한 선수들이 전국기능경기대회 자동차정비 직종에서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 9월 인천대회에서는 은탑(1명), 동탑(2명)을 수상했다. 15년여 만에 대구가 거둔 쾌거였다. 하지만 정작 그에게는 회사에서 받은 상이 보물이다. 1994년 입사한 기아자동차에서 매년 서비스 개선 노력으로 표창을 받은 것. 회사가 준 상장은 10개가 넘는다. 6년 연속 받는 기록도 세웠다. 김 부회장은 “내가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증거”라고 했다.
그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고졸 학력인 김 부회장은 ‘자동차정비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 하나만 갖고 살아왔다. 독학 끝에 1986년 자격증을 땄다. 군대에서도 차량정비병으로 생활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천신만고 끝에 입사한 기아자동차는 1997년 부도가 났다. 곧이어 외환위기까지 닥쳐 구조조정 칼날이 휘몰아쳤다. 김 부회장은 “회사를 떠나는 동료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면서 “난 위기가 아니라 기회로 생각하고 오히려 자기계발에 몰두했다”고 회상했다. 이때부터 그는 야간전문대를 다니면서 공부했다. 졸업 때 우수학생으로 선정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2002년 정부가 시행하는 독학사 학위도 취득했다. 2006년에는 자동차정비 분야 최고 자격증인 ‘기능장’을 땄다. 그는 “내 이름 석자를 세상에 알릴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그의 최종 꿈은 자신이 가진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 학력보다 기술이 우대받는 세상. 그래서 기능인이 살맛나는 나라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이유는 후배들의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생각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침묵은 태산같이, 행동은 메아리가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 좌우명”이라며 “훗날 마이스터 경영자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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