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 학생들이 30일 열린 학교 축제에서 교직원과 함께 만든 ‘행복 떡’을 홍덕률 총장(오른쪽)에게 건네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대
“아직 ‘행복’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지만 대학생활이 행복한 삶을 위한 소중한 시간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대구대 1학년 신민경 씨(20·여·시각디자인학과)는 이 대학에 최근 설치된 ‘학생행복센터’를 이용한 뒤 이렇게 말했다.
대구대 제1학생회관에는 지난달 29일 학생행복센터라는 특이한 이름의 학생전용 시설이 마련됐다. 증명서 발급부터 취업 안내, 생활상담, 분실물 신고, 휴대전화 충전 등 학생에게 필요한 온갖 일을 맡는 곳이다. 비가 올 때 달려가면 우산도 빌려준다.
대구대는 올해 2월 학생행복지원단을 신설했다. 2만여 명이 생활하는 캠퍼스가 행복이라는 가치를 공유해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구대의 행복 추구에는 절박한 사정이 놓여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홍덕률 총장(53)은 “지방대의 경쟁력과 대구대의 특수한 사정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며 “정말 학생의 행복을 위한다면 교직원부터 달라지지 않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법인정상화’ 숙원 해결위해 학생-교직원 하나로 뭉쳐
대구대의 특수한 사정이란 15년 넘게 이어지는 임시이사체제를 끝내고 법인을 정상화하는 과제를 말한다. 법인 정상화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학생과 교직원들이 한마음으로 행복을 꿈꾸는 에너지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대구대의 행복은 추상적인 말장난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45개 사범대 평가에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사립대 중에서 대구대 사범대가 유일하게 최고 등급인 ‘A’ 평가를 받았다. 이상기 사범대학장은 “사범대 학생의 행복은 좋은 교사를 많이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 봉사의 장으로 바꾸고 사범대 대학평가서 ‘A’등급
지난달 28∼30일 열린 학생 축제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술 마시기용 텐트는 완전히 사라진 대신 단과대별로 특색 있는 봉사와 교육, 취업에 행복 코드를 맞췄다. 학생들은 교수들과 함께 떡을 만들어 학교 부근 사회복지시설을 찾거나 전통민속놀이와 미니 취업박람회 등을 열었다.
학생들은 ‘열정’과 ‘즐거움’이 캠퍼스에 넘치는 것이 곧 행복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학교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업 때 교수들이 더 애정을 갖고 학생들과 만났으면 하는 기대를 많이 했다. 하석수 총학생회장(26·일반사회교육과 4년)은 “학생의 행복이라는 소중한 가치가 슬로건에 그치지 말고 총장부터 신입생의 마음에 파고들면 좋겠다”며 “식당에 가면 값싸고 맛있게 밥을 먹고 강의실에서는 열정 넘치는 수업이 이뤄지는 게 학생의 행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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